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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수취인불명>에 관심 집중
2001-08-31

지난 29일 개막된 제58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인 `베네치아58' 부문에 출품된 김기덕 감독의「수취인불명」이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취인불명」은 영화제 공식 개막식에 앞서 29일 오전 11시 경쟁 부문 작품으로는 가장 먼저 시사회를 가졌다.

이는 지난 해 베니스영화제서「섬」이 상영된 뒤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처럼, 시선을 끌 만한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을 전진배치해영화제에 활기를 불어 넣으려는 영화제측의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이 영화의 해외 프로모션을 담당하고 있는 김소희씨는 "베니스영화제가 김기덕 감독을 `이름' 만으로도 영화가 팔릴 수 있는 `브랜드파워'를 가진 감독으로 키우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감독은 29일 독일, 이탈리아, 영국, 포르투갈 등 세계 각국의 언론들과 15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갖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으며, 30일에는 공식 시사회에 참석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이날 리도섬 내 메인 상영관인 살라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공식 시사회에는 1천500여명이 객석을 매워 성황을 이뤘다.

극중 여주인공 `은옥'이 제 눈을 칼로 찌르는 장면이나 `창국'이 어머니의 젖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대목 등 `잔혹한' 장면에서 잠시 동요가 일기도 했지만 관람 분위기는 상영 시간 내내 진지한 편이었다.

김감독은 영화가 끝난 뒤 이례적으로 기립 박수를 받았으며, 사람들에 둘러싸여`사인공세'를 받기도 했다.

관객들은 대체로 `강렬하고 인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화제 일간지인 비엔날레 뉴스의 도메니코 모네티 기자는 "다소 난해하긴 했지만 극 전반에 깔려있는 슬픔이 느껴졌다"면서 "개를 방망이로 때리고 잡아먹는 등 잔혹한 장면이 있지만 영화 전체의 은유로 작용해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TV라이세트 레오폴도 산토빈센조 기자는 "한국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미군 문제때문에 한국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섬」과 비교했을 때 주제가 너무 달라져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지만 강렬한 이미지나 잔혹함은 여전히 녹아있었다"고 말했다.

또 `영화의 원작이 있느냐'고 물어보는 관객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드라마와 극 중 캐릭터를 높이 평가했다.

반면, `무의미한 폭력이 많다' `잔혹하다'등의 지적도 일부 제기됐다.

「수취인불명」은 70년대 미군 기지촌을 무대로 혼혈아와 `양공주', 주한 미군 병사, 한쪽 눈을 잃은 소녀 등 상처받은 사람들을 내세워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드러낸 작품. 양동근, 김영민, 반민정, 방은진 등이 호연했다 젖가슴을 칼로 도려낸다거나 논두렁에 머리가 처박혀 죽는 장면 등 `파격'과 `충격'으로 따진다면 김감독의 전작들에 버금가지만 그래도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대중적'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취인불명」은 초청된 총 20편의 작품과 `황금사자상'을 놓고 우열을 겨루게 되며, 수상 결과는 9월 8일(현지 시간)에 발표된다.

(베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