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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싸운다
2001-09-05

<승부> 촬영현장

“야, 홍수환 잽을 더 날려.”

“문성길, 좀더 리얼하게 치라고.”

지난 7월 말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스튜디오를 찾았을 때는 권투시합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학교 스튜디오라기엔 제법 큰 규모인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투시합은 단편영화 <승부>의 촬영현장이다.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극중 이름인 홍수환(장재용)과 문성길(배윤범)답게 실전 못지않은 난타전을 펼치고 있었고, 크레인까지 동원된 촬영은 충무로 현장을 보는 듯했다. 한 장면 끝날 때마다 모니터 앞에 모여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는 진지했다.

올해 이스트만 코닥 단편지원작으로 선정된 홍종호 감독의 <승부>는 권투라는 승부의 세계를 통해 남을 이겨야 살아갈 수 있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권투시합장면을 위해 주연배우 2명과 함께 3개월간 권투도장을 다녔다는 홍종호 감독은 현재 영상원 4학년에 재학중이다. 홍 감독은 “서로 미워해서가 아니라 삶에 충실해지다보니 싸우는 것처럼 비치는 경우가 있다”며 사각의 링 위에서 그런 인간군상의 생존경쟁을 표현해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여기서는 싸우되, 승자는 없다.”

총제작비 500여만원으로 제작하는 이 영화는 현재 촬영을 모두 마치고 후반작업중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관객과 첫 만남을 갖는다.

사진·글 정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