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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영화 상반기 결산 [3] - 부가판권 부문
김수경 사진 씨네21 사진팀 2006-07-24

합법적 다운로드와 모바일 윈도가 관건

파라마운트가 최근 DVD 사업에 관한 두 가지 결정을 내렸다. 파라마운트는 6월을 끝으로 한국 DVD시장에서 철수하고 사업권을 CJ엔터테인먼트에 대행하기로 결정했다. 반대로 7월25일 HD-DVD 타이틀 10종을 선보이며 새로운 DVD시장에 적극 동참할 방침이다. 한편으론 DVD 시장의 몰락을 보여주는 절망적 사건으로, 다른 한편으론 새로운 시장 형성이 가능하다는 희망으로도 보이는 사건이다. 일단 전반적인 무게중심은 절망쪽에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최건용 이사는 “정말 비정상적이다. 홈비디오 시장이 렌털을 합쳐서 1천억원 규모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쇼박스 정태성 상무는 “한국영화의 부가판권 문제는 일개 회사에서 대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시장이 원래 규모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마당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제작·투자 방면에 비하면 이 분야는 심각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시네마서비스 김인수 대표는 “VHS 렌털시장의 생명력도 불과 3년이나 남았을까. 지금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정책적으로도 뚜렷한 의지가 보이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MBC와 워너브러더스홈비디오코리아의 MOU 체결 당시

물론 다른 견해도 있다. 8월 말부터 iMBC사이트를 통해 영화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이는 워너브러더스홈비디오코리아 조홍연 부장은 “대형 마트의 DVD섹션만 봐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DVD에 관한 소비자들의 저변은 분명 넓어지고 있다. 철수하는 업체의 결정은 마켓 셰어나 여러 측면에서 별도로 분석될 필요가 있다. 음원이 그랬듯이 영화도 결국은 합법의 영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인 워너의 영화다운로드 서비스는 TV시리즈물을 포함한 DVD로 출시된 모든 라이브러리를 포함한다. 인터넷상의 사용뿐만 아니라 PMP를 비롯한 휴대용 기기를 위한 다운로드도 제공된다. “초반에는 TV시리즈물이 매출의 80%선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불법 다운로드 사용자의 30% 이상을 포섭할 수 있을 것”으로 워너쪽은 전망하고 있다. 김인수 대표는 “영화가 원소스 멀티유즈라는 공식은 한국에서는 사실상 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VD를 포함한 부가판권 시장을 일찍 포기해선 안 된다. 실질적으로 괜찮은 서플먼트가 있는 DVD를 보기 시작한 문화 자체가 2∼3년에 불과하다. 콘텐츠에 돈을 지불할 잠재고객은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는 괜찮은 영화가 2만장 정도 나가는 규모라도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람문화의 핵심인 극장이 극도로 활성화된 반면, 영화 구매문화는 불모지기 때문에 아직 개발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운로드 합법화를 계기로 온라인 시장으로 부가판권의 중심이 이동하리라는 견해도 있다. 최건용 이사는 “두 번째 윈도인 DVD나 비디오 시장이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객이 숍까지 가지 않더라도 방 안에서 소비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윈도가 생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들 장편영화 위주의 컨텐츠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여

DMB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윈도는 ‘양날의 검’으로 여겨진다. 적극적으로 영화판권 확보에 나서고 있는 이동통신사가 “언제까지 지금처럼 영화 콘텐츠에 집중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장편영화가 모바일 콘텐츠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도 심심치 않고, PMP와 PSP 같은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 배급사들의 시선이 옮겨가는 조짐도 있다. 한편 방송위원회의 2005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자료에 따르면 위성DMB 방송사 TU미디어는 지난해 9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감수하며 고전 중인 위성DMB 사업자는 최단기간에 킬러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꼭 영화일 필요는 없다. LJ필름 이승재 대표는 “모바일 콘텐츠의 특성상 영화에만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창작자 입장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에 걸맞은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통신사와 영화 부가판권 관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윈도는 IP-TV다. 시네마서비스 이원우 실장은 “아주 정확한 개념의 VOD가 시작되면 렌털시장은 피해를 입겠지만 부가판권 분야에서는 큰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운로드, DMB, IP-TV를 비롯한 모든 새로운 윈도의 정착과 부가판권 시장의 부활을 위한 선결과제는 단 하나다.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해결해야 새로운 방법론도 힘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