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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시네마 뒤팍, 경영난 이유로 잠정 폐업

불법다운로드와 홈시어터 보편화로 시장 축소가 원인

몬트리올에 또다시 여름이 찾아왔다. 길고 긴 겨울의 끝에 봄 같지 않은 봄을 보낸 몬트리올 시민들은 여름만 되면 또다시 겨울이 닥치기 전에 열심히 놀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듯하다. 모든 축제는 여름을 향해 있고 그 중심에는 판타지아영화제가 있다. 올해도 여전히 참신하고 새로운 영화들로 무장한 영화제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축제의 열기 속에 몬트리올 영화 마니아들의 영원한 고향인 예술영화관 시네마 뒤팍이 잠정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침통한 소식이 전해져 관객들을 공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시네마 뒤팍은 다가오는 8월3일이면 문을 닫고 언제 다시 열릴지는 미지수다. 이는 이미 몇달 전 예고된 사태로 프로그래머들의 집단 해고와 할리우드영화 집중 상영 등 파행의 길을 위태롭게 걷다가, 지난 2001년 로벨로부터 시네마 뒤팍을 인수한 다니엘 랑글루아즈 그룹이 결국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잠정폐업을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전 수석프로그래머 돈 로벨은 이 같은 조치는 컬트영화를 비롯하여 작지만 소중한 영화들을 볼 기회를 빼앗는 일이며 나아가 영화를 통한 소통의 통로 자체를 막는 일이라는 견해를 <미러>에 전해왔다. 반면 랑글루아즈 그룹의 대변인은 이 발언에 대해 주로 시네마 뒤팍을 이용해왔던 주변 지역 학생들이 동선을 바꾸고, 불법 다운로드 및 홈시어터 보편화로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었다는 일반적인 이유를 들며 응수하고 있다. 랑글루아즈 그룹은 희망을 잃지 않고 극장을 인수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작고 아름다운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은 극장을 인수하고 프로그램을 재정비할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 시점에서 시네마 뒤팍은 극장이 영업하는 마지막 일주일간 그동안 상영작 중 베스트를 골라 상영하면서 티켓을 건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관객에게 주어진 질문은 언제 처음 뒤팍에 오게 되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 질문 자체에 이미 사라진 과거를 회고하는 느낌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더하게 하고 있다. 이름을 불러주어야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영화도 열심히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시네마테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 판타지아영화제를 찾는 관객이 열정이 뒤팍에서 상영되는 영화같은 작품들에도 나누어진다면 이러한 아쉬움은 없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