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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아마추어라도 좋다
김나형 2006-07-28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적 이슈 다룬 단편들로 사상 최초 영화제 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영화제가 열린다. ‘제다 비주얼 쇼 페스티벌’은 2시간 동안 자국 단편들을 상영하는 것으로 7월12일 밤 막을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은 앞으로 한달 동안 일주일에 3번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공 영화상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나라다. 영화제가 ‘시네마’ 대신 ‘비주얼 쇼’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성상숭배를 금지하는 이슬람교는 사람 형상을 묘사하는 일을 금기시해왔고, 1970년대에는 이 사항이 예술에도 적용된다고 못박았다. 영화의 내용도 문제가 된다. 남녀관계나 노출에 민감한 보수 종교학자들은 미국이 지배하는 영화산업을 섹스와 폭력으로 점철된 외설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1970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단 한편의 영화도 상영되지 못하다가 지난해에서야 어린이용 만화영화가 상영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은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과 관습에 충돌하지 않는다. 영화들은 테러리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일상 같은 국가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는 당국의 입장을 전했다. 일단 한 고비는 넘겼지만 갈 길은 멀다. 사우디아라비아 영화평론가들은 영화제 개최 사실에는 환영을 표했지만 상영작의 수준에 대해서는 아마추어적이라는 냉정한 평을 내놓았다. 영화제 집행자인 모하마드 살람은 상영작들을 두둔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도 곧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 말했다. 미약한 시작은 창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