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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중동 평화의 엑스맨
김소희(시민) 2006-07-28

월드컵 기간에는 뉴스가 묻혀 기뻤으나, 수해 때문에 다른 뉴스가 없으니 슬프다. 애 안고 얼르느라 서서 발가락으로 신문지를 넘기며 대충 제목만 보는데, 지난 7월17일자 <한겨레>에서 이걸 봤다. ‘한반도 허리 물폭탄…’, ‘황톳빛 계엄령…’. 나라 안에선 천재 아닌 인재라는 큰 물 피해로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나라 밖에선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죽도록 공격하고 있는 차에, 이런 ‘전쟁스러운’ 표현은 제발 그만 썼으면 한다. 옆칸을 메우는 이다혜 말대로 이러다가 “환경이 우리를 죽이기 전에 우리가 우리를 죽일 거” 같다.

“내정 간섭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작전으로 헤즈볼라가 약화되면 레바논 정부의 주권행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레바논이 치르고 있는 (민간인이 떼로 죽고 기반시설이 쑥대밭되는) 희생과 대가가 크지만, 레바논 정부에도 도움이 된다.”(주한 이스라엘 대사 왈) 이게 자국 병사 두명이 납치당했다는 이유로 일주일 동안 전투기를 2천회 출격시키고 650개의 목표물에 폭탄을 퍼부은 이스라엘의 괴변이다. 알다시피 이스라엘 뒤에는 미국이 있다. 레바논에 친미 정부를 세우는 것은 물론, 여차하면 중동 최대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을 공격할 태세다. 그런 탓에 국제사회의 정전여론에도 배째라다. 오히려 “우리가 할 일은 시리아가 헤즈볼라에 ‘이 빌어먹을 일’을 중단시키는 것”(G8 정상회담 오찬장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블레어와 떠들 때 부시가 한 말)이란다. 누구 편인지 애매한 ‘중동의 엑스맨’ 시리아에 뒤집어 씌우거나, 이 참에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거다. 괘변을 늘어놓아야 쾌변이 나오니? 네 말대로 ‘이 빌어먹을 일’을 제발 그만 좀 둬라. 그리고 너, 부시한테 ‘내가 중동에 가서 평화유지군 파견이든 폼만 잡다 오는 거든 뭔가를 하고 오도록 해달라’고 하소연하고도 ‘콘디(콘돌리자 라이스)에게 물어보겠다’는 대답만 들은 블레어, 당신은 진정 중동 평화의 푸들, 아니 엑스맨이야. 부시한테 스웨터도 그래서 사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