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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클럽] 작은 영화제가 성장하는 방법

판타지영화를 볼 수 있는 아시아 유일의 행사, 부천영화제의 가능성

국제영화제의 세계는 늘 유동적인 상태다. 베를린, 칸, 베니스는 A리스트와 B리스트에 있는 자신들의 라이벌의 상승세에 대해 항상 경계하여, 자기 영화제 선정작 프로그래밍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우라도 방어적인 전략을 차용하기도 한다. 올해 최고의 골칫거리는 10월 이탈리아 로마의 국제영화제 출범이다. 아직 이 영화제가 가까이는 베니스, 멀게는 부산의 영화제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무도 모른다.

일본 내에서도 영화제 기반에 대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도쿄국제영화제는 두개의 주요 스폰서를 놓쳐서 10월에 규모를 줄여 열어야 할 것이다. 부속적인 행사인 도쿄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1985년 이래 21회의 영화제를 주최해왔지만 휴지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자리잡은 장르영화제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1990~)는 일본 북부에 있는 주최 도시가 사실상 파산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게 됐다.

유력한 영화제들에 같은 나라에서 바로 뒤쫓아오며 경쟁하는 라이벌 영화제가 있는 것은 영화문화에 이로운 일이다. 도쿄국제영화제엔 도쿄필름엑스라는 라이벌이 있다. 필름엑스는 상대적으로 자리를 잘 잡은 도쿄국제영화제의 약점을 바로 강점으로 지녔다: 뚜렷한 프로그래밍 정체성, 지역 영화인들의 지지, 국제적으로 순회할 만한 강력한 회고전이 있다. 도쿄국제영화제가 소홀한 것은 최근에 나타난 이 영화제에 아무런 대응을 취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는 11월의 금마장영화제가 여름에 열리는 타이베이영화제에 의해 그 세력이 실추되고 있다. 타이베이국제영화제는 상대적으로 큰 금마장영화제가 중국어영화 섹션이 없다는 것에 정면도전하며 태클을 걸고 있다.

한국에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상대적으로 큰 부산영화제의 행사방향에 거의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런 영화제들이 유력한 영화제의 그늘에서 생존할 길들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그런 강하고 훌륭한 적수를 둔 것이 오히려 아시아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해준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전통적으로 아시아 독립영화에 중점을 두는 것은 특히 전주국제영화제엔 문제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공식적인 독립영화제인 전주는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맞선다. 영화제가 위탁하는 이 영화들은 전주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보장받는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미드나잇 패션’ 섹션으로 한밤중에 장르영화를 상영하는 섹션을 새로 소개할 예정이다. 꼭 부천영화제를 누르기 위한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심지어는 칸에서도 볼 수 있는 국제영화제들의 좀더 큰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지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아시아의 유일한 연중 주요 장르영화제로 브랜드 메이킹을 새로이 할 수 있는 흥미로운 대응의 기회가 온 것이다. 그렇게 하면 올해 영화제에서 눈에 띄게 누락된 대만의 <실크>, 타이의 <돔>, 멕시코의 <판의 미로> 같은 영화들의 아시아 프리미어를 보장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997년 제1회 영화제 이후 부천국제영화제는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의 유일한 판타지영화제였다. 부천은 국제 언론이 참가하고, 2개국어 카탈로그와 영어자막 상영이 제공되며, 무시하지 말아야 할 공식가방도 제공한다. 영화제 배후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래밍의 질은 한해한해 향상되고 있다. 어쩌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장르영화제로서 아시아 지역에서 부천영화제가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독특함은, 훨씬 더 많은 언론, 바이어, 프로그래머들을 끌어모으고, 다가오는 다음 10년을 지난 10년보다 더욱더 강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지역적 위임과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의 그늘에서 벗어날 자신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번역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