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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개봉작 70편 올가이드
2001-09-07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봄날은 간다>

감독 허진호 출연 이영애, 유지태 제작 싸이더스 개봉예정 9월28일

20대 후반의 남자 상우(유지태)가 30대 초반의 여성 은수(이영애)를 만나 사랑에 들린 나날을 보내다, 이내 멀어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는 멜로영화. “공기, 즉 정서를 잡아내고 싶었다”는 감독의 이야기처럼 이 영화는 보일 듯 말 듯 미묘한 두 연인의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남녀가 사운드 엔지니어와 방송국 프로듀서로 만나 서로에 대한 감정을 쌓아나가는 여정에서 만난 보리밭, 대나무숲 등의 풍광과 소리 또한 마음 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의 허진호 감독이 3년 만에 만든 신작답게 보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 사랑이야기.

<킬러들의 수다>

감독 장진 출연 신현준, 신하균, 원빈 제작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13일

장진은 세상을 거꾸로 들여다보길 즐긴다. <간첩 리철진>에 이어 2년 만에 만든 신작 <킬러들의 수다>에서도 그가 보는 세상은 물구나무선 사람의 시점에 포착된다. 장진은 “우리들 맘속에 누군가가 잘못되길 바라고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는 심정이 있는 한 킬러란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역설적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신현준, 정재영, 신하균, 원빈 등 네 남자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킬러로 등장,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며, 정진영이 맡은 그들을 쫓는 검사도 킬러들의 존재를 필요악으로 인정하는 느긋한 태도를 드러낸다.<화산고>

감독 김태균 출연 장혁, 신민아 제작 싸이더스 개봉예정 11월10일

학생이나 교사 할 것 없이 무공의 달인이라는 가상의 학교 화산고를 배경으로 하는 본격 학원무협액션영화. <화산고>의 재미는 단연 화려한 시각효과와 박진감 넘치는 와이어 액션이다. 기를 모아 파장을 날리고, 이를 맞은 상대방은 하늘 높이 날아간다는 식의 만화적 상상력을 고스란히 실사화면에 옮겨놓은 국내 초유의 프로젝트. 무협액션이긴 하지만 비장하거나 무겁지 않고, 주 타깃인 10대 취향에 맞게 빠르고 경쾌하면서도 유머감각 넘치는 분위기를 창조했다. 거의 모든 장면에 컴퓨터그래픽의 손길이 닿았다는 이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의 CG능력을 측정해볼 수도 있을 듯하다.

<조폭 마누라>

감독 조진규 출연 신은경, 박상면, 안재모 제작 현진씨네마 개봉예정 9월28일

바야흐로 여전사의 시대를 맞아, 조직폭력계에도 여성이 진출했다. <조폭마누라>는 어릴 적 헤어졌던 언니와 재회한 조직폭력배 차은진(신은경)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소심하기 짝이 없는 남성 강수일(박상면)과 위장결혼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요절복통 코미디. 조폭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년 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등 전체에 용 문신을 새겨넣었다는 신은경의 액션연기는 단연 이 영화의 볼거리. 그녀는 공중돌려차기는 물론이고 와이어 액션까지 소화해내 새로운 여전사의 등장을 알린다. 캐릭터 코미디답게 마징가, 빠다, 빤스 등이 보여주는 익살 또한 잔재미를 준다.

<꽃섬>

감독 송일곤 출연 서주희, 임유진, 김혜나 제작 씨앤필름 개봉예정 10월 중순

올해 베니스영화제 ‘현재의 영화’ 부문에 초청된 <꽃섬>은 상처입은 여인 3명이 슬픔을 잊게 해준다는 섬을 찾아 동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폴란드 국립영화학교 출신 송일곤 감독은 1999년 <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 일찌감치 주목받는 신인감독이 됐지만 장편데뷔작을 만드는 과정이 수월치는 않았다. 그는 “한국에 돌아와 상업영화를 준비하면서 한국영화 시스템이 갖고 있는 비대해진 불합리성에 힘들어했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결국 그가 택한 대안은 디지털카메라로 찍는 것이었다. 엄격하게 짜인 화면 대신 배우를 따라가는 카메라의 자유로움이 과연 한국영화의 새로운 영토를 보여줄 것인가?

<우렁각시>

감독 남기웅 출연 고구마, 채명지 제작 인츠닷컴 개봉예정 11월

디지털 장편 데뷔작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로 화제를 몰고온 남기웅 감독의 신작. 가난한 총각에게 어느날 밥해주는 우렁이 각시가 나타난다는 옛 설화가 원작이다. 그러나 설화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게 많은 것들이 통통 튀는 현대적 아이디어로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우렁각시>는 감독의 전작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매우 독특하고 장난기 그득한 영화가 될 전망이다. 주인공 총각 건태는 불법 총기를 만드는 ‘뒷거래 철공소’의 직원. 삐삐롱스타킹의 보컬이기도 했던 고구마가 맡은 이 인물은 어느날 길가는 할아버지를 업어다준 대가로 장독을 받고 한 할머니에게서 받은 우렁이를 이 독에 넣어 둔 뒤 우렁각시의 출현을 목도하게 된다.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1)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2)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3)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4)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5)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6)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7)

▶ 2001 가을을 기다리는 영화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