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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사운드의 변신을 소개합니다,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9월1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와 스페이스 셀에서 열려

영화 이미지의 잠재력을 시험하고 영화보기의 대안을 제시하는 서울국제실험영화 페스티벌 ‘EXiS 2006’이 9월1일(금)부터 6일(수)까지 6일간 서울아트시네마와 스페이스 셀(Space Cell)에서 열린다. 영화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국제경쟁부문(EX-NOW)은 444편의 응모작 중 선별된 93편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핸드메이드 기법을 통해 관습적인 시각에 저항하는 피터 체르카스키의 <빛과 사운드를 위한 장치 입문>, 프레임으로 구분되는 시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마술적 편집이 돋보이는 <여행중>, 두쌍의 쌍둥이를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표면적 동질성 아래 숨겨진 개별성을 탐구하는 <나는 나>, 공간화된 기억과 재개발의 기대가 충돌하는 부산시 광안3동을 배경으로 내면의 혼란을 이미지화한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3동> 등이 상영된다. 국제비경쟁부문(EX-CHOICE)은 좀더 자유스러운 실험까지 흡수하려는 시도로 55편의 작품이 선별되었다. 먼저 백남준과 공동작업으로 그 이름이 알려진 주드 알쿠드의 <빛의 전시>는 빛이 부서지는 다양한 움직임과 색깔을 만끽할 수 있는 빛의 향연이다. 또한 일본 실험영화로 반복적 행위 속에 마술적으로 변화하는 풍경과 행위자 내면의 격정을 드러내는 <>(鍵), 다큐 실험영화의 형식을 취하면서 한국 도시의 식민성을 ‘백악관’이라는 상점 간판의 기표를 통해 들춰내는 <우리나라에도 백악관> 등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도 백악관>

기획 및 초청 상영 부문(EX-WAS)은 전년도에 비해 좀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관심이 가는 것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과 미국 서부 실험영화의 대표자인 브루스 베일리의 회고전이다. 브루스 베일리는 1960년대 미국 언더그라운드영화의 전성기에 서부 실험영화를 일궈낸 미국 실험 영화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서부를 배경으로 한 짧지만 시적이고, 또한 시각적인 서정성이 흐르는 실험영화를 선호했는데, 이러한 브루스 베일리의 특징(그리고 서부 실험영화의 특징)이 집약된 작품이 <카스트로 거리>(1966)다. 또한 그의 초기작 중 하나인 <All My Life>(1966)는 붉은 장미로 뒤덮인 낡은 담장에 관한 개인적 고백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무척 짧은 시간임에도 짙은 농도의 서정성이 느껴진다. 이외에도 풍부한 시각적 효과가 돋보이는 초기작 <Tung>(1966)과 여러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콜라주하는 <Salute>(1999)와 <The P-38 Pilot>(1990) 등은 놓치기 아쉬운 작품들이다.

올해의 기획전은 ‘여성실험영화: 신화에서 사적 영화까지’와 ‘인디-비쥬얼’이 마련되어 있다. ‘여성실험영화: 신화에서 사적 영화까지’에서 첫 번째 프로그램인 ‘신화’에 지금은 정전화된 60, 70년대의 여성 실험영화들이 포진해 있다면, 두 번째 프로그램인 ‘사적 영화’에는 나오미 우먼과 세실리아 컨딧 등 최근 작가들의 작품이 중심을 이룬다. 먼저 주목할 작품은 나오미 우먼의 <Removed>(1999)다. 핸드메이드 기법이 실험영화의 전형적 표현으로 고착된 지 오래지만, 그녀의 손에서 이 기법은 새롭게 태어나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포르노그래피영화를 활용한 이 작품에서, 나오미 우먼은 영화 속 여성의 신체-존재를 ‘말 그대로’ 지워버림으로써 ‘자본주의-포르노그래피’가 상품화하는 여성 이미지에 의해 여성이 어떻게 말소되는지에 질문을 던진다. 이와 함께 그녀의 지극히 사적인 고백을 세개의 러브스토리라 명명하는 <Private Movies>(2000)도 다채로운 이미지의 연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에 반해 세실리아 컨딧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내러티브 실험을 앞세운다. 컨딧의 <Why not a Sparrow>(2001)는 인간의 가학적 성향과 새가 된 소녀의 순수함의 대비를 판타지로 표출하고 있다. ‘인디-비쥬얼’에서는 ‘존 조스트: 디지털의 진화’를 통해 디지털 매체의 다양한 실험의 흔적을 추적한다. <Dharma do as Dharma does>(2001)가 디지털 매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의 흔적을 통해 디지털의 짧은 역사를 기록한다면, <Vera X 3>(2001)는 버려졌던 디지털 화면을 되살려내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또한 조스트 특유의 명상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인 <A view of Mount Baker>(2003)는 일본 판화가 호쿠사이에 대한 오마주로서 판화적 기교에 대한 디지털적 등가물을 창조하려는 실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