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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세대 감독들, 블록버스터 제작 움직임

루추안, 2억위안 규모의 <난징! 난징>으로 첫 도전… 지아장커의 <쌍웅회>도 2008년 크랭크인 예정

“만약 2억위안을 당신에게 주고 블록버스터를 찍으라면, 찍을 수 있겠나?” 이 질문은 지금 중국의 6세대 감독들이 대중매체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인민폐 2억위안은 250억원이 조금 안 되는, 대단히 큰 제작비다. 이 질문의 밑바닥에는, 수억원대에서 많아봐야 30억~40억원대의 제작비로 영화를 찍어온 6세대 감독들이 과연 수백억원대의 블록버스터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혹은 항상 참담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내거나 아예 국내 관객과 만나보지도 못한 그들이 과연 어떻게 관객을 불러모을 것인지 일종의 의심이 깔려 있다. 격변하는 중국사회 현실에 렌즈를 들이대는 리얼리즘으로 (상업영화가 아닌) 예술영화라는 자기 색깔을 갖게 된 6세대 감독들에게, 돈이 되는 영화를 ‘솔직히’ 찍고 싶은 건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금 중국에서 이 질문에 몸으로(말하자면 영화로) 대답해야 하는 최초의 6세대 감독은, <사라진 총>과 <커커시리>로 국내외적으로 주목받은 루추안 감독이다. 올해 12월 말에 크랭크인할 <난징! 난징>은 제작비 2억위안을 들인 전쟁재난영화로, 애초 투자를 약속했던 미국 영화사가 투자를 거둬 난항에 부딪혔지만 차이나필름과 싱메이그룹이 투자하면서 3년간에 걸친 준비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 6세대 감독으로서 첫 블록버스터에 도전하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는 향후 6세대 감독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의 가능성과 그들의 중국 영화산업 주류에의 편입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잣대가 숨겨져 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금사자상을 거머쥔 지아장커의 블록버스터 소식은 또 다른 의미에서 시선을 모은다. 중국 지하전영의 기수였던 그가, 이젠 지상으로 올라와 장이모나 천카이거처럼 한 세대를 대표하는 ‘대’감독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지하에서 지상으로의 여정은, 여전히 지하에서 영화열정만으로 싸우고 있는 수많은 젊은 감독들에겐 꿈같은 현실이다. 그의 블록버스터 도전작 <쌍웅회>(가제) 는 1천만달러를 웃도는 제작비로 2008년 초에 크랭크인하게 된다. 이미 남자주인공으로 음악가 린치앙과 홍콩의 강대위를 확정지었고, 여주인공으로 장만옥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직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아 장만옥은 확답을 주지 않았지만, 2년 전 두사람간에 함께 작업하자는 구두 약속이 있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지아장커도 장만옥의 참여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아장커의 블록버스터’란 듣기부터 어딘지 낯설다. 그러나 대륙과 홍콩, 대만 3개 지역의 스타들을 아우르는 캐스팅과 100억원이 넘는 대자본으로 만들어질 <쌍웅회>는 중국 6세대 감독들의 향후 발걸음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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