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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색을 드러내는 데 언어만한게 어딨나”
2001-09-21

<한여름> 감독 울리히 자이들 인터뷰

인물들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까. 그들은 과연 정상인가.

물론, 아주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다. (질문자가 더 자세한 대답을 요구하자) 지난 몇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 유심히 관찰했고 또 기록해 왔다. 그러면서 ‘사람’에 관해 많은 걸 배웠는데, 그렇게 모은 자료들을 토대로 이 영화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발전시켜 나갔다. 여섯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폭염, 주말, 그리고 오스트리아라는 배경이다. 이 영화에는 의외로 많은 진실이 담겨 있다.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해 왔는데, 이번 영화도 이전의 다큐 작업과 관련이 있나.

이 영화는 픽션이다. 대사도 각본도 있다. 캐릭터에 맞는 사람들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대부분 비전문 배우들을 기용했다. 상황에 따라, 즉흥적인 영감에 따라 스토리를 바꿔가는 등 다큐적인 스타일로 촬영하기도 했다.

등장인물들은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부정한다. 폭력 사용도 빈번하다. 파시즘이나 국수주의적인 혐의가 보이기도 하는데,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적인 함의는 있지만, 현재 오스트리아의 정치상황을 투사한 것은 아니다. 정치적이라는 것도, 사회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그런 것뿐이다. 영화의 캐릭터들은 비열하거나 간악하지 않다. 그들이 남을 부정하거나 배척한다는 건 오해다. 나 자신도 이 인물들과 동일시하는 대목이 꽤 많았다. 생각해 보라. 이는 엄연히 우리 자신과 이웃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영어 대사가 아니라 독일어 대사를 쓴 데는 특별한 의도가 있나.

언어는 지방색을 드러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건 오스트리아영화고, 그런 의미에서 언어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 (한 독일 기자가 영화 속의 독일어는 오스트리아 출신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하자) 그건 그렇다. 많은 관객이 이해할 수 없었다는 건 단점이다.

등장인물들이 평범하다고 강조했지만, 사도마조히즘적 표현이나 노파의 스트립장면은 기이하다. 의도적으로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 않다. 나는 인물들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무슨 뜻인가.

‘Hundstage(Dog Days)’는 일년 중 가장 더운 시기를 뜻한다. 폭염을 의미하긴 하지만, ‘Hund’(개)에서 연상할 수 있는 은밀한 의미도 있다.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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