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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걸”
2001-09-21

<시간의 고용자들> 감독 로랑 캉테 인터뷰

실화를 다뤘다는데.

90년대 중반 프랑스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을 결말을 바꿔서 각색했다. 한 중년이 해고당한 사실을 숨겨오다가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었다. 신문에서 읽었을 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도망가고 비상하고 싶어하다가 스스로를 괴물 같은 존재로 만들어간 캐릭터에 관심이 갔고 아무 준비없이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인공을 중상류층으로 만들고 계급적 시점을 이동시켰다.

전작 <인력자원부>의 대학생과 이 영화의 빈센트를 비교한다면.

둘 다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빈센트는 사회적 공간에서 물질화돼버린 브루주아지다. 새로운 세계로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한 채 거짓 세계를 만들어 그곳에서 욕구를 해소한다. 실제로 우리가 지금까지 속해온 세계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지 그걸 다뤄보고 싶었다. 실제사건과 달리 다시 가족에게 돌아가는 걸 해피엔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야기는 비극적인 것 아닌가.

<인력자원부>는 음악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음악이 들어갔다.

영화에서 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력자원부>에는 음악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이번 영화는 그 자리가 생겼다. <아이즈 와이드 셧>을 봤을 때 음악이 좋아서, 그 음악의 담당자에게 부탁했다. 조명도 노출을 덜 시키면서, 밤이나 비오는 장면을 많이 썼다. 뭔가 비밀스러우면서 부서지기 쉬운 중산층의 이미지와 빈센트의 불투명한 미래를 담고 싶었다.

제목의 의미는.

어느 소설에서 한번 쓴 글귀인데, 불어로 고용자라는 말에는 사용자라는 뜻도 있다. 직장에서는 시간의 고용자이지만, 해고된 뒤에는 시간의 사용자가 된다. 어쩌면 바보 같은 존재의 기쁨을 뜻하는 말일 수 있다.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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