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호기롭게, 열정적으로, 욕망을 따라”
2001-09-21

<태양 저편에> 감독 월터 살레스 인터뷰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 <부서진 4월>을 영화화하게 된 이유는.

<중앙역>이 전세계에 소개되던 시점에 많은 나라를 다녔는데, 그때 <부서진 4월>을 접했다. 스토리와 스타일은 물론이고, 잘 다듬어진 캐릭터가 맘에 들었다. 영화를 만드는 건 힘들지만, 난 늘 호기롭게 열정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따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원작자 카다레도 영화제작을 반겼고, 프로듀서 아서 콘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클래식 웨스턴의 영향을 받았나. 세르지오 레오네나 존 포드의 흔적이 보이는데.

그들의 팬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해석은 관객의 자유다. 나 자신이 영화광이라서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웨스턴은 아니다.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파드레 파드로네>를 여러 번 봤고, 브라질의 초기 시네마누보 영화나 무성영화도 많이 봤다.

<중앙역>의 성공 때문에 차기작을 만드는 데 부담이 따르진 않았나.

솔직히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만 부담을 느낀다. (웃음) 이번 작업이 <중앙역> 때보다 육체적, 심리적으로 힘들었지만 전작을 넘어서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다. 나로서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데 의미를 뒀고 흥미를 느꼈다. 스탭과 배우들도 ‘가능성의 가능성’을 믿고 도와 많은 힘이 됐다.

<중앙역>은 브라질사회의 리얼리티를 모자이크한 영화였던 반면 이 영화는 신화적이라거나 성서적인 느낌을 준다.

이탈리아에서 네오리얼리즘이 태동한 50년대에 브라질에도 시네마누보가 생겨났다. 비극은 1989년 페르난도 콜로루가 대통령이 되면서, 경제적, 문화적 난국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가 집권한 5년 동안 브라질영화도 위기를 맞았다. 80년대에는 한해 평균 70편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90년대 초에는 한해에 한두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 그쳤고, 회생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나는 <중앙역>을 만들면서, 당시 이 나라가 흘린 눈물을 영화 속에 담아내리라 다짐했다. <중앙역>엔 브라질의 그러한 정체성이 담겨져 있다. 이번엔 다른 토대에서 시작했다. 원작에는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다. 두 집안의 반목을 그리고 있지만, 그건 도시와 나라 사이의 반목일 수도 있다. 19세기 말 무법지대였던 북부 브라질에서 땅을 사이에 둔 유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하니, 그렇게 보면 브라질 역사와도 무관하지 않지만, 사극이 아니라 은유 가득한 우화를 만들고자 했다.

박은영

▶ 수상작은 예상 밖, 거장은 부진한 나른한 축제

▶ 평생공로상 수상한 에릭 로메르 인터뷰

▶ 베니스의 선택 - 미라 네어의 <몬순 웨딩>과 울리히 자이들의 <한여름>

▶ <몬순 웨딩> 감독 미라 네어 인터뷰

▶ <한여름> 감독 울리히 자이들 인터뷰

▶ 아시아의 신예들 - <비밀투표>의 바바크 파야미와 <해물>의 주원

▶ <비밀투표> 감독 바바크 파야미 인터뷰

▶ 유럽 사회파의 오늘 <네비게이터>의 켄 로치와 <시간의 고용자들>의 로랑 캉테

▶ <시간의 고용자들> 감독 로랑 캉테 인터뷰

▶ <네비게이터> 감독 켄 로치 인터뷰

▶ 남미의 정체성 월터 살레스의 <태양 저편에>와 알폰소 쿠아론의 <너의 엄마도 마찬가지>

▶ <태양 저편에> 감독 월터 살레스 인터뷰

▶ <너의 엄마도 마찬가지> 감독 알폰소 쿠아론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