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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업] 스크린을 게임판으로 삼으면 어때?
김현정 2006-12-18

라스 폰 트리에, 신작 <보스 오브 잇 올>에서 맥락과 관계없는 장면 찾아내는 게임 <루키> 개발

1995년 도그마 선언을 발표해 충격을 주었던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가 새로운 형식의 영화를 내놓았다. 스크린을 기초적인 마인드 게임의 보드로 활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라스 폰 트리에는 신작 <보스 오브 잇 올>에 영화의 맥락과는 관계없는 장면 몇개를 삽입하여 그것을 찾아내는 게임 <루키>를 개발하고 상금과 상품을 내걸었다. 5개에서 7개 사이라고만 알려진 <루키>를 모두 찾아내는 첫 번째 덴마크 관객은 상금 3만덴마크크로네(약 5360달러)를 받고 영어로 제작되는 라스 폰 트리에의 다음 호러영화 <안티-크라이스트>에 엑스트라로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라스 폰 트리에는 “무심하게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루키>는 실수나 흠집처럼 보이겠지만 게임을 하려는 관객이라면 그것이 수수께끼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랑 블루>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장 마르크 바가 출연하는 <보스 오브 잇 올>은 IT회사의 소유주가 회사를 매각하려 하지만 창립 당시 내세웠던 가짜 사장으로 인해 곤란을 겪게 되는 코미디영화. 불편한 일이 생기면 써먹기 위해 허구의 인물을 만들었던 그는 회사를 매입하려는 고객이 사장과 일대일 면담을 요구하자 배우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보스 오브 잇 올>은 덴마크에서 12월8일 개봉했다.

<백치들> <댄서 인 더 다크> <도그빌> 등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켜왔던 라스 폰 트리에는 이런 시도가 영화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로서 영화는 한 가지 커다란 단점이 있다. 수동적인 관객과 일방적으로 소통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야기를 만들고 관객의 경험을 통제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관객이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기술적인 혁신도 시도했다. 라스 폰 트리에가 개발한 카메라 오토마비전으로 촬영된 <보스 오브 잇 올>은 촬영감독 없이 카메라를 고정시켜놓은 채 찍은 영화고, 팬이나 줌 혹은 틸트 등의 변화는 컴퓨터가 지시하는 대로 수행했다. 그러나 라스 폰 트리에의 이런 시도에서 상업적인 목적을 찾아내려는 시선도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라스 폰 트리에와 배급사가 일부 관객이 영화를 한번 이상 보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일부 관객은 영화를 보는 데 집중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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