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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빨간색이면 청소년 관람불가인가요?
문석 2007-01-17

영등위 ‘색보정 미비’로 심의 반려… 급박한 개봉 시스템이 문제

지난해 말 심의를 위해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영화 프린트를 제출한 한 영화사 제작진은 낭패감에 젖어야 했다. 영등위가 프린트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을 더욱 당혹스럽게 한 것은 반려 사유였다. 그것은 색보정이 미비하다는 것. 색의 톤을 맞추는 색보정 때문에 심의를 반려당한 것은 영화사로서도 처음이었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는 부랴부랴 밤을 새워 색보정 작업을 해 프린트를 다시 제출했지만, “심의하는 데 색보정이 꼭 중요할까”라는 의문을 여전히 품고 있다. 최근 심의를 받은 또 다른 영화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2.35 대 1로 찍은 화면을 1.8 대 1의 프린트로 만들었는데, 영등위 관계자로부터 문제제기를 받았다. 이 영화 제작진은 프린트를 반려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영화사들은 얼마 전부터 영등위의 심의가 까다로워졌다고 말한다. 색보정이나 화면비율뿐 아니라 미완성된 CG작업에 관해서도 지적한다는 것이다. 한 프로듀서는 “내용과 표현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프린트는 심의 처리를 해줘야 하지 않냐”고 말한다. 하지만 영등위 관계자는 “영화진흥법 제29조 1항 6호에 영화는 등급분류 받은 그대로 상영하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상영될 프린트 그대로 심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색보정이나 화면비율을 문제 삼는 것도 정말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만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봉 15~20일 전부터 TV 광고를 틀어야 하는 영화사들이 미완성 상태의 프린트를 많이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충무로가 영등위에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달라고 부탁할 수야 있겠지만, 완성과 동시에 개봉하는 이 ‘번갯불 콩구이’ 시스템에 대한 개선 노력 또한 필수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