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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봅시다] 상영금지 이유도 가지가지

<보랏>

세계는 넓고 영화는 많다. 그러나 정치와 문화의 장벽을 넘지 못한 채 극장에 한번 걸리지도 못하는 비운의 영화도 많은데, 그 이유도 참으로 다채롭다. 최근의 대표적 사례로는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를 들 수 있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과 특정 종교를 공격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에서 상영금지 조치를 받았는데, 이는 러시아가 이웃 국가 카자흐스탄과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이참에 다른 사례들도 한번 찾아봤다. 영화심의가 까다롭다 못해 심술맞기로 악명높은 곳이 바로 중국.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은 “죽은 자의 영혼이 등장하는 장면이 미신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게이샤의 추억>은 “중국 여배우가 게이샤로 출연해 반일 감정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미션 임파서블3>는 “중국인의 삶을 허름하고 초라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상영금지를 시켰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총리 암살계획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쥬랜더>를 상영금지시켰고, 심지어 <데어데블>은 제목에 ‘데블’(악마)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문제삼았다. 종교성이 강한 이집트 역시 꼬장꼬장하기는 마찬가지. <브루스 올마이티>는 “짐 캐리 따위가 신이 된다”는 설정이 이집트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 상영금지 조치를 받았다. 좀비영화 <랜드 오브 데드>는 우크라이나에서 상영금지 조치를 당했는데, 그 이유는 폭력성 때문이 아니다. 1920~30년대 우크라이나 기근현상 때 식인사건이 일어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환기시킨다는 것. 그 밖에 베트남영화 <미 타오>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가, 주연배우 돈 두옹이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위 워 솔저스>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프린트가 반출금지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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