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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플먼트] 강인한 여성들에 대한 알모도바르의 애정
ibuti 2007-02-02

바람과 라만차와 여자들의 연대.

<귀향>에는 비영어권 영화로는 드물게 감독의 음성해설과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훌륭해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 만들기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술술 풀려나간다. 그렇지만 ‘왜 항상 붉은색이 잔뜩 나올까?’ 같은 식상한 질문은 묻어두자. 기자들이 왜 그런 질문을 계속하는지 모르겠다고 감독이 먼저 말해버리니까 말이다. 한때 섹스와 스릴러를 작업의 한축으로 삼았으나 여성멜로드라마의 대가로 변신한 지금, 그는 음성해설 내내 여성에 대한 애정을 늘어놓기에 바쁘다. 알모도바르는 바깥세상 남자들과 분리된 채 가사를 돌보는 여자들 사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성인 여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던 그에게 남자들과의 기억이 자리할 곳이 없음은 당연했고, 그때의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은 이후 알모도바르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는 걸 우린 듣게 된다. 그가 자랐던 라만차의 가부장적인 전통과 엄숙하고 조용한 거리 풍경에 대해 그는 자주 언급하는데, 그런 거부감이 그를 보통의 남자들과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정작 자신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고 하면서도 <귀향>을 통해 죽음에 맞서는 여성을 그리고 싶었다는 알모도바르에게 강인한 여성의 모델이 된 것은 그의 어머니와 라만차의 여자들 외에 이탈리아영화에서 만난 여배우들이었다. 페넬로페 크루즈가 낙천적이고 삶의 활기로 가득 찬 연기를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자 그의 입에서 바로 불려나오는 이름은 소피아 로렌이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TV영화로 소개되는 <벨리시마>의 주인공은 여장부의 대명사 안나 마냐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살면서도 힘이 넘치는 마냐니야말로 모성을 가장 잘 표현한 배우라고 말하는 알모도바르는 <귀향>과 비교해보란 의미에서 루키노 비스콘티의 <벨리시마>를 굳이 삽입했다고 밝힌다(두 감독이 동성애자란 사실은 우연일까). 이렇듯 알모도바르 영화에서 여성 연대의 해체는 언감생심, 불가능해 보이니, 남자배우들은 이제 <귀향>에서처럼 줄줄이 죽음의 대상이 되지 않기만을 빌어야 할 판이다.

가슴은 진짜다. 하지만 극중 엉덩이는 가짜라는데?

히치콕의 <찢어진 커튼>에서 영감을 얻은 장면.

페넬로페 크루즈와 안나 마냐니의 모성 연기를 비교해볼 것.

“<귀향>은 꼭 해야 할 필요를 느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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