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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네가 도전이자 영감이었다, <행복을 찾아서>의 윌 스미스
최하나 2007-03-02

<행복을 찾아서>의 아들 역 제이든 스미스가 말하는 배우 윌 스미스, 그리고 아빠

아들: 제이든 스미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제이든 스미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이든 크리스토퍼 사이어 스미스입니다. 너무 어렵다고요? 그럼 그냥 제이든이라고 부르세요. 저는 올해로 8살이 됐어요. 근데 제가 누구냐고요? 우선, 우리 아빠는 윌 스미스입니다. 아빠랑 저는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에 함께 출연했어요. 그러니까, 음, 저는 제이든이라는 ‘배우’입니다. (웃음) 쉿, 근데 말이죠, 연기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은 걸까요? 영화 속에서 아빠랑 저는 정말 아빠랑 아들로 나왔거든요. 그래서 그냥 평소처럼 행동했는데, 아빠는 저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다녀요. 제가 아빠를 콕 찌르는 불꽃(spark) 같았다나요. 솔직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뭐, 하루 종일 아빠랑 함께 있는 건 정말 좋았어요. 아, 우리 아빠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고요? 에헴, 저한테 맡겨주세요. 지금부터 아빠가 저에게 해준 이야기를 살짝 들려드릴게요.

아빠: 윌 스미스

제이든, 촬영장에서 항상 아빠 옆에 붙어 있던 아저씨 기억나니? 그 아저씨가 바로 아빠가 연기한 크리스 가드너 아저씨야. 크리스 아저씨는 집이 가난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군대에 갔고, 그 다음엔 병원에 의료 기계를 파는 일을 했단다. 너도 알겠지만, 기계는 잘 팔리질 않았지. 아저씨는 집에서 쫓겨났고 아들과 함께 화장실에서 잠을 잤지만, 결국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회사를 설립했단다. 아빠는 크리스 아저씨의 이야기를 TV에서 보자마자 꼭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단지 가난했던 사람이 부자가 됐기 때문이 아니라, 아저씨가 보여준 믿음과 의지가 너무나 아름다워서야. 근데 말이지, 크리스 아저씨는 처음에 아빠를 맘에 들어하지 않았단다. 네 여동생이 말했던 것처럼 아빠가 그동안 해온 역할은 주로 “지구를 지키는 것”이었잖아. (웃음) 그래서 크리스 아저씨는 아빠가 아저씨를 연기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나봐. 그래서 아빠는 아저씨를 직접 찾아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이렇게 말했어. “저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배울 것이고, 그 이야기를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할 것입니다”라고. 그랬더니 아저씨는 “진실만을 이야기해달라”며 아빠를 믿어주었단다. 그리고 촬영장에도 거의 매일같이 나와 우리와 함께 해주었지.

<행복을 찾아서>

제이든, 누군가의 삶을 연기한다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이란다. 그 사람이 살아 있는 인물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지. 아빠가 <알리>를 찍을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부담감이 굉장히 컸어. 그런데 놀랍게도, 내게 해답을 던져준 것은 바로 너였단다. 네가 촬영장에서 했던 말 기억하니? “아빠, 아까부터 똑같은 것만 반복하고 있잖아”라고 말했었지. 그 말을 듣고 아빠는 처음에는 좀 기분이 상했었어. 하지만 생각해보니 네 말이 맞았어. 아빠는 그동안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을 하면 관객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 생각하고 기계적으로 연기를 해왔던 거야. 그때부터 나는 너를 관찰하기 시작했단다. 너는 어떤 것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움직이더구나. 아빠는 너를 통해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자유’를 되찾을 수 있었단다. 그냥 하는 말이 아냐.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님도 네가 나에게 하나의 “도전이자 영감”이었다고 이야기했으니까. 고맙다, 제이든.

완성된 영화를 보고 크리스 아저씨가 뭐라고 했는 줄 아니? 글쎄, “지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극장 밖으로 혼자 나가버렸어. 아빤 가슴이 정말 철렁했지. (웃음) 그런데 밖으로 나가보니 아저씨가 말없이 울고 계시더구나. 그러면서 고맙다고, 나의 삶과 나의 가족을 이렇게 영화로 담아주어서 너무나 고맙다고 말해주었어. 그때 아빠는 알았어. 이 영화는 그 의미를 다한 것이라고.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건 받지 않건 간에 상관없이, 이미 충분히 뜻한 바를 이루었다고 말이야.

아들: 제이든 스미스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아빠는 매일 저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이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또 불행이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을 하는 것이래요. 그리고 가장 큰 가난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가난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제 마음은 가난하지 않은 걸까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배우가 되었다는 것은 기분이 좋아요. 얼마 전 아빠와 <오프라 윈프리 쇼>에 나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를 향해 박수를 보내주었답니다. 으쓱했죠. 하지만 가장 뿌듯한 것은 역시 제가 제 마음에 드는 연기를 했다는 거예요. 특히 제가 버스 안에서 눈물 흘리는 장면은 정말 최고예요!! (웃음) 이제 제가 좋아하는 배우 리스트에는 ‘제이든 스미스’가 올라갔답니다. 아하, 이런 게 바로 행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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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브에나비스타영화(주) 이 기사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엠파이어> <워싱턴 포스트> <어바웃 닷컴>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