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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에 대한 샤말란의 또 다른 질문, <레이디 인 더 워터>
ibuti 2007-03-16

M. 나이트 샤말란의 <언브레이커블> 이후 작품들은 <식스 센스>의 꽉 짜여진 구조를 뒤집는 작업에 가깝다. 갈수록 논리적 설명은 사라지고, 이야기는 허술할 정도로 엉성하며, 결말은 극적이기는커녕 미지근할 뿐이다. 샤말란의 영화는 언제나 믿기 힘든 상황을 설정한 뒤 역으로 그것에 대한 믿음을 질문한다. 유령, 슈퍼맨, 외계인, 괴물을 거쳐 도착한 요정 세계인 <레이디 인 더 워터>는 믿음의 근거를 제시하는 데 도무지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샤말란은 ‘그렇다 해도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믿는다는 건 이성적인 분석과 비판에 앞서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믿음이 부재하는 시간 속에서 샤말란은 자기 영화가 그 시험대가 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 설령 <레이디 인 더 워터>가 샤말란이 딸의 잠자리에서 들려준 동화 이상이 아니라 해도 이런 뚱딴지같은 생각을 접을 마음은 없다. 어떤 진실은 믿는 자에게만 보일 테니까 말이다. 이상할 정도로 갑갑했던 스크린의 느낌은 DVD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부록은 샤말란이 쓰고 크래시 맥크리어리가 삽화를 그린 동화책 <레이디 인 더 워터> 소개(5분), 6부로 된 제작 다큐멘터리(35분), 오디션과 제작현장의 웃기는 장면 모음(5분), 7개의 삭제장면(5분) 등으로 간략하게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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