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DVD > DVD
원작 연출자가 맡은 음악이 어때? <프로듀서스>
ibuti 2007-03-16

할리우드에서 재주를 가장 잘 피우는 사람은 누굴까? 적은 돈으로 할리우드에서 성공했다고 책까지 쓴 로저 코먼? 하지만 코먼도 다른 사람 영화의 아이디어를 훔치기도 하며 일가를 이룬 멜 브룩스 앞에선 기죽을 법하다. 데뷔작 <프로듀서스>는 그에게 작가적 재능 또한 있다는 걸 일찍이 증명한 영화인데, 브룩스는 자기가 만든 최고 걸작을 뮤지컬 버전으로 탈바꿈해 대성공을 거둔 뒤 브로드웨이 무대를 이끈 수잔 스트로만에게 메가폰을 맡겨 풍자와 패러디가 넘치는 새로운 영화로 만들었다. 어딘가 꿀꿀한 구석이 없지 않았던 ‘68년 원작이 게이 트렌드를 업고 울긋불긋한 옷을 걸친 건 그렇다 쳐도, 브룩스가 직접 맡은 음악은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것 같다는 혐의가 강해 오리지널이라 부르기엔 어색한 게 사실.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그의 장기인 걸 어쩌겠나. 영화가 끝난 뒤 불쑥 등장해 “나가, 끝났다니까!”라고 고함치는 어리광쟁이 팔순 영감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필자가 브룩스 이야기만 한다고 불만인 사람은 DVD 음성해설에서 강단이 넘치는 감독을 따로 만나보길 바란다. 기타 부록으로 영화보다 웃기는 아웃테이크와 삭제장면(35분), 버스비 버클리의 뮤지컬을 본떠 휘황찬란하기 그지없는 ‘제작자가 될 거야’ 장면에 대한 분석(16분)이 제공된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