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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레드 레토의 목소리가 궁금해?
이다혜 2007-03-22

‘30 세컨즈 투 마스’의 <A Beautiful Lie> EMI 발매

‘30 세컨즈 투 마스’의 <The Kill> 뮤직비디오는 마치 <샤이닝>을 연상시키는 거대하고 텅 빈 호텔에 간 한 4인조 밴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정갈하면서 고딕적인 우아함이 지배적인 뮤직비디오의 연출은, 이들의 지배적인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밴드를 이끄는 보컬이자 영화배우인 자레드 레토의 영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레퀴엠>과 <알렉산더>와 같은 영화에서 쉽게 부패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을 가진 남자들의 어둠을 연기한 그의 영향이라고. 실제로, ‘30 세컨즈 투 마스’의 음악보다는 뮤직비디오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The Kill’이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의 베스트 뮤직비디오 MTV2 부문 수상), 이번에 국내 라이선스된 <A Beautiful Lie> 음반에 수록된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한 <From Yesterday>의 뮤직비디오 역시 <The Kill>에 뒤지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30 세컨즈 투 마스’는 2002년, <30 Seconds to Mars>라는 동명 타이틀로 데뷔했다. 스타일은 ‘인큐버스’를 연상시키는 포스트 그런지. 그리고 3년 뒤 이번 앨범 <A Beautiful Lie>를 발표했는데 이번 앨범은 이전보다 그들의 스타일과 컨셉을 잘 드러내고 있다. 현재 자레드 레토(보컬)와 그의 남동생 섀넌 레토(드럼), 토모 밀리세빅(기타), 매트 와터(베이스)가 ‘30 세컨즈 투 마스’의 구성원들. 고딕적 느낌이 드는 메탈 기타(뮤직비디오를 보고 나면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진다)는 1집에서보다 강렬하고 솔직하게 듣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파고든다. 레토의 보컬은 꽤 멋진 편이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 듯한, 살짝 지나칠 수도 있는 샤우팅에 가까운 헤비한 사운드는 그의 목소리와 꽤 잘 어울린다.

앨범 첫 세 트랙, <Attack> <A Beautiful Lie> <The Kill>은 이 음반을, 그리고 이들의 음악을 좋아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2004년부터 모로코와 타이, 남아공과 미국의 여러 도시들의 스튜디오에서 코트니 러브와 벨벳 리볼버의 프로듀서였던 조시 에이브러햄의 지휘 아래 제작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레드 레토가 만든 40여곡 중 앨범에 수록된 10여곡을 고르는 과정에서 일관성있고 강렬한 색깔을 불어넣은 것은 에이브러햄의 공이라고 볼 수 있을 듯. <Attack>은 단순한 인트로 뒤 바로 자레드 레토의 강렬한 보컬이 치고 들어오면서 폭발적이면서도 리드미컬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사실상 첫곡부터 그런지와, 그리고 포스트 그런지와 어느 정도 다른 색깔을 가지고 가겠다는 야심이 엿보이지만 본격적인 이들의 색깔은 두 번째 곡 <A Beautiful Lie>에서 맛볼 수 있다. 격렬한 베이스와 보컬의 격한 호흡이 로커로서의 자레드 레토와 ‘30 세컨즈 투 마스’의 음악적 가능성을 엿보게 해주는 순간을 이끌어낸다. 히든트랙 두개가 있는데 그중 <Hunter>는 비욕이 커버했다. 이들의 고딕적 분위기와 비욕의 조우는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