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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미래의 영화인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글·사진 강병진 2007-04-02

전국연극영화과 학생회연합 송상훈 대표

지난 3월28일, ‘한-미 FTA 저지 및 스크린쿼터 빅딜 음모 규탄 영화인 결의대회’ 현장. 싸늘한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비와 피켓으로 무장한 100여명의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선배 영화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우렁찬 목소리로 정리한 것은 전국연극영화과학생회연합의 송상훈 대표.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부 영화전공 01학번인 그는 지난 3월26일 이후 시작된 스크린쿼터 현행유보 논란에 대한 영화인들의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해왔다. 바로 전날(27일), 한-미 FTA 협상이 있었던 하얏트호텔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친구들 때문인지 그는 인터뷰 내내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전국연극영화과학생회연합은 어떻게 구성된 것인가. =지난해 초, 스크린쿼터 축소방침이 발표된 뒤 동맹휴업, 거리홍보를 하면서 연극영화학과들간의 연대감이 생겼다. 그걸 발전시켜서 여름에는 국토대장정을 갔고, 부산영화제 때는 연극영화학과 학생 300여명이 모여 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대표자회의를 열어서 지난해 10월에 연합을 발족시켰다. 현재는 스크린쿼터 원상회복투쟁을 진행하는 중이고, 이외에도 각 학교에서 만든 영화들을 온라인에서 상영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연말에는 대학영화제에 참여해 힘을 보탤 계획이다.

-3월27일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연행된 사건에 대해 설명해달라. =27일 오후 2시20분경, 연극영화학과 4명이 한-미 FTA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있는 하얏트호텔 1층 로비에서 ‘스크린쿼터 말살기도 한-미 FTA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던 도중 경찰에 연행됐다. 현재는 도봉경찰서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다(28일, 오후 6시30분 불구속 처리로 풀려났다). 정부가 FTA 협상과정에서 스크린쿼터를 빅딜 카드로 내밀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가만히 두고볼 수 없어서 행동했을 것이다.

-연극영화학과 학생연합 대표로서 집회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여기에 나온 학생들 대부분이 집회를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투쟁이란 단어도 생소하고, 구호를 외치는 것도 어색해하는 게 있다. 하지만 다들 영화를 사랑하고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스크린쿼터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양극화에 빠뜨릴 수도 있는 한-미 FTA를 막아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오늘 이후로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 =일단 오늘은 수업까지 빠지면서 집회에 참여했고, 이후로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만약 FTA가 체결된다면 비준저지 투쟁을 벌여야 할 것이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중단된다면 스크린쿼터 원상회복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 결과에 따라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집회든 무엇이든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