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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반쪽>의 감독 잉량·프로듀서 펭샨, 관객과의 대화
정김미은 2007-05-04

찍고 싶은 것을 찍기 위한 고생쯤이야

“현실의 실제 모습이 영화 속 장면들에 섞여있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영화 <다른 반쪽>. 5월 3일 오후 1시 메가박스 10관, 영화 상영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잉량 감독, 펭샨 프로듀서와 함께 조지훈 프로그래머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샤오펀 역의 배우가 실제 법률회사에서 일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감독의 “사회적인 책임감”이 원천이 되어 주었다. 중국의 벽지에서는 법률 처리가 잘 되지 않을거라는 오해를 풀어주고 싶기도 했다고. “하지만 법률적 해결책만으로 잘못된 현실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처음 낙후된 지역에 공장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을 때, 지역주민들은 환영했다. 실업난과 경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있었다. 물론 공장 폭발 같은 큰 사건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당장 내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의 현실을 향해 진지한 관찰을 담아낸 잉량 감독의 답변 하나하나가 진지하기 그지없다.

만만치 않았던 제작과정에 대해 “고생하더라도 찍고 싶은 걸 찍을 수 있으면 그만이다”라는 결연한 마음을 내비친 그는 몇가지 일화를 풀어놓았다. “자유로운 제작을 위해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때문에 공공장소 촬영이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언제나 북적이는 중국에서 사람이 없는 마지막 장면의 촬영은 난이도가 높은 코스였다. “거리에 사람이 없어지기만 기다렸다가 안보이면 가서 찍는 방식으로 촬영했다. 특히 다리 장면은 새벽 4시경에 촬영을 했다.” 어려웠던 것이 그것뿐이었을까. 부족한 제작비 역시 독립영화들의 난관 중 하나다. 감독은 첫 작품 <오리를 등에 진 사나이>를 아르바이트로 번 제작비로 만들었다. “운이 좋아서, 그 작품으로 상을 받았다. 그 상금으로 이번 작품을 제작했다.” 감독과 사랑의 파트너이기도 한 프로듀서는 “7500달러는 저예산이었다. 하지만 첫 작품 때 모두 무료로 봉사해주었던 배우들에게 이번에는 돈을 지급할 수 있었다. 사실 그들은 우리의 친구와 친척들이다. 극중 샤오펀은 나의 사촌 여동생이고, 화학공장의 사장은 나의 아버지이다. 자신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모두가 기꺼이 도와주었다”고 덧붙인다.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다른 반쪽>은 2007년 싱가폴 영화제와 2006 도쿄필름엑스에서 상을 받았다. 전주에서도 상을 받는다면 모두 다음 작품 제작비로 쓰이지 않겠나(웃음)”라는 말을 건넨다.

잉량 감독은 “젊은이들의 열기가 가득한 곳에 올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는 소감과 “내년에도 꼭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는 다짐을 남겼다. 펭샨 프로듀서도 옆에서 거든다. “나도 잉량처럼 내년에 꼭 오고 싶다. 빨리 돈을 모아 영화를 만들고, 빨리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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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근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