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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제이슨 본의 최종진화
황수진(LA 통신원) 2007-08-08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 3편, <본 얼터메이텀> LA 시사기

전편 <본 슈프리머시>가 끝난 러시아의 모스크바. 제이슨 본(맷 데이먼), 그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부상당한 몸으로 필사적으로 빠져나가려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떠오르는 기억, 그것은 제이슨 본으로서의 첫 번째 기억이다. 과거를 묻어둔 채 살 수 있게 해준 유일한 존재 마리를 잃은 그는 이제 이 모든 것이 시작된 그 근원적인 순간과 대면할 수밖에 없다. 데이비드 웹이라는 이름은 되찾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제이슨 본은 데이비드 웹이 어떻게 암살요원 제이슨 본이 되었는지를 알아내야만 여정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때다.

암살요원으로서의 ‘성질’은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정체성에 있어 가장 핵심인 ‘기억’을 잃은 제이슨 본. 이제 고장나 제거 대상이 되어버린 존재. 한때 동료였던 ‘그들’에게 쫓기면서, 그들의 얼굴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시스템은 시간이 지나 타락해버렸고, 절대악이 되어버렸지만, 그 속의 개인 하나하나는 여전히 갈등하고 있다. 점점 금지된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 파멜라(조앤 앨런)도, 그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 파즈(에드거 라미레즈)도 예외는 아니다.

<본 아이덴티티>를 기획할 때는 아무도 이것이 <본 슈프리머시> <본 얼터메이텀>으로 이어지는 블록버스터 히트 시리즈가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본 얼터메이텀>의 8월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지금, 본 시리즈는 스타일으로서의 ‘현대’를 표방하는 첩보물로서 자기 자리를 잡는 데 확실히 성공했다. <본 슈프리머시>에서부터 합류한 다큐멘터리 백그라운드를 가진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사실적인 카메라는 런던, 파리, 마드리드, 베를린, 모로코의 탠지어(Tangier) 그리고 뉴욕이라는 공간을 끊임없이 휘젓고 다니면서 특유의 핸드헬드 기법과 빠른 편집을 통해 한시도 눈을 붙일 수 없는 제이슨 본의 여정에 관객을 동참시키고 있다. 본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숨가쁘면서도 사실적인 추격장면은 제임스 본과 이제 그가 새롭게 지켜야 하는 여인 니키(줄리아 스타일스)가 도착한 모로코의 탠지어에서 그 절정을 보여준다. 탠지어의 이국적인 골목 구석구석을 비집고 몇 시간 전만 해도 동료였던 암살자에게서 도망치는 니키. 한 무리의 경찰들의 추격을 뒤로하고 니키를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하는 제이슨 본. 화장실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울려퍼지는 비좁은 공간에서 세 사람은 끊임없이 서로 쫓고 쫓긴다. 전편들에서 수동적인 조력자 정도에 머물렀던 니키는 이제 본을 향한 숨겨진 감정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면서 본의 여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렇듯 진화하는 캐릭터는 잘 만들어진 시리즈물만이 선사할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한때 가장 뛰어났던 그들의 첫 번째 아이인 제이슨 본은, 이제 그들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 돌아와 창조주 앞에 선다. 그리고 묻는다.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블레이드 러너>에서 로이 배티가 창조주에게서 확인하는 것은 죽음이지만, 마지막 종착역에서 본이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창조주의 의도’가 아닌 자신의 ‘자유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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