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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DVD 컬렉션
2001-10-25

DVD/메인

The Godfather DVD Collection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자막 영어, 한국어, 베이징어, 광둥어, 타이어

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

<대부>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말론 브랜도의 근엄한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좀 달라서인지 1, 2, 3편을 통해 마피아로서의 고단한 삶의 여정을 보여준 ‘마이키’ 역의 알 파치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뭐, 둘 중 누가 더 마음에 들든지 간에 3부작은 물론이거니와 스페셜 피처 디스크까지 포함된 <대부 DVD 컬렉션> 박스 세트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충만하기에는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총다섯장의 DVD로 구성되어 있으며 러닝타임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은 극도의 흥분상태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1편이 175분, 2편이 200분(그래서 디스크 2장), 3편이 170분 분량인데다가, 스페셜 피처 디스크에 수록된 서플먼트의 분량이 무려 218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 <대부 DVD 컬렉션>을 받아들면, 어떤 것을 먼저 볼까 맹렬히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결론은 예상됐던 것처럼 스페셜 피처 디스크가 선택되게 마련이고, 그때부터 무려 4시간여는 꼼짝 못하고 리모컨 버튼을 눌러대야만 한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대부 DVD 컬렉션>의 스페셜 피처 디스크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그 러닝타임이 아니라, ‘30년 전에 이미 DVD라는 매체가 출현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영화를 찍는 동안 벌어진 다양한 상황을 영상으로 차곡차곡 남겨두었다’는 사실이다. 배우들의 스크린 테스트용 필름은 물론이거니와 감독과 제작진들의 잡담으로 채워진 사소한 미팅과 진한 농담이 난무하는 휴식시간의 모습까지 모두 생생하게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 사소해 보이는 영상자료들을 통해서 밝혀지는 <대부>의 숨겨진 진실들은, 때론 너무 황당하기까지 해 더더욱 <대부 DVD 컬렉션>을 흥미롭게 만든다. 그런 면이 가장 부각되는 서플먼트가 바로 제작 다큐멘터리에 해당하는 ‘The Godfather Family: A Look Inside’ 코너다. 1편을 촬영할 당시 제작사가 무명에 가까웠던 코폴라 감독을 못 믿어 촬영 현장에 항시 예비감독을 대기시켰다거나, 알 파치노를 마음에 안 들어 한 제작사가 어떻게든 그를 배역에서 빼려고 했었다는 등의 현재로서는 정말 믿지 못할 뒷얘기들이 무궁무진하게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부> 시리즈를 보다보면 떠오르는 ‘저 사람이 누구의 몇째 아들이었더라?’라는 식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제공되는 서플먼트인 ‘The Family Tree’ 코너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 코너 속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고 하기에는 조금 어설픈 이스터 에그가 하나 있는데, 주요 등장인물을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정보를 보다보면 정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페셜 피처 디스크의 한 귀퉁이에서 <소프라노스>의 마피아 멤버들이 깜짝 출연하는 장면이 불쑥 튀어나오니, 절대로 놓치지 마시길.

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