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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중국의 현재다, CJ중국영화제

9월5일부터 부산과 서울에서, 중국 최신작 10편 상영

올해로 두 번째인 ‘2007 CJ중국영화제’가 최신 중국영화 10편을 선보인다. 지난해 주제가 ‘중국 영화사 100년 짚어보기’였다면, 올해는 ‘중국영화의 신경향’을 주제로 잡았다. 중국의 광전총국과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는 공식적인 한·중 문화교류 행사이기도 하며 장르에 따라 ‘사랑’, ‘위트’, ‘낭만’, 세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다. 영화 선정 기준은 “중국에서 곧 개봉을 앞둔 최신작이거나 중국 극장가에서 최대 이변을 기록한 다양한 장르의 최신 영화”라고 한다. 거의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며 신세대 사랑방식, 개방적인 성문화, 신구세대의 갈등 등을 다루었다. 다음은 이번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4편, 개막작 <공원>과 폐막작 <말 등 위의 법정>, 그리고 각각 ‘사랑’, ‘위트’ 섹션 작품인 <상하이의 밤>과 <크레이지 스톤>의 프리뷰. 이번 영화제는 9월5일부터 6일까지 부산 CGV동래에서, 9월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다. 자세한 상영작 소개 및 상영시간표는 홈페이지(www.cjcff.com) 참조.

<공원> 公園 우리나라로 치면 탑골공원 같은 ‘푸른호수공원’에서 노인들이 자녀들의 중매를 서느라 야단법석이다. 바쁜 직장 생활 탓에 자녀들이 연애할 겨를이 없다는 게 그 표면적인 이유지만, 아들딸들은 이러한 부모 세대의 ‘간섭’을 용인할까? 혹시 그것은 부모들 자신의 대리만족이나 노인들간의 사교를 위한 빌미는 아닐까? 고향에서 갑자기 올라온 홀아버지 때문에 남자친구와 동거하던 샤오쥔의 생활은 혼란에 빠진다. 신랑을 골라주겠다는 아버지와 방송사 커리어를 더 쌓길 원하는 딸. 도시화의 속도가 급격한 만큼 세대 갈등 또한 극적이다. 담담하고 섬세한 분위기 속에서 몇몇 상징적인 연출이 돋보이며 사회의 문제 상황을 일상의 에피소드 안에서 날카롭게 집약한 수작이다. 여성감독 인리촨의 데뷔작이다.

<크레이지 스톤> 박물관에 전시된 값비싼 옥을 둘러싸고 도둑들과 경비원들간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첨단 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된 웰메이드 코믹액션으로 중국에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한 그룹은 진짜 옥을 가짜 옥으로 바꿔치기 하고 다른 그룹은 이를 모른 채 가짜를 진짜로 되바꿔치기한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는 이 영화에서 생각해볼 만한 화두다. 할리우드 액션의 빠른 형식(진짜) 안에 ‘날것’ 같은 빈민가 분위기와 ‘주접스런’ 슬랩스틱, 화장실 유머(가짜)를 담아낸다. 또 <미션 임파서블>의 첨단 장비로 무장한 전문 도둑(진짜)과 망치로 쇼윈도를 깨고 “개보다 더 빨리 달리는” 전통적 도둑(가짜)이 서로 대치한다. ‘진짜’에 대한 열등감은 ‘가짜’에 의해 통쾌하게 무너지고, 어떤 것을 ‘가짜’라고 부르는 한에서만 주인공들은 슬프게도 ‘진짜’를 가질 수 있다.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다.

<말 등 위의 법정> 馬背上的法庭 윈난성에는 외부로부터 고립된 채 살아가는 여러 소수민족이 있다. 중국 정부의 문장(紋章)을 말안장에 매단 ‘이동 법원’이 이곳을 누비며 민사사건을 해결한다. 주심 판사 ‘로마’는 소수민족의 관습과 국가의 권위를 조화시킨 기발한 판결을 잇따라 내린다. 갓 대학을 졸업한 ‘아루’는 이러한 타협을 이해할 수 없고, 소수민족이라 뽑혔지만 학벌이 모자라 퇴직을 앞둔 서기관 ‘양이모’의 얼굴은 어둡기만 하다. 장엄한 자연과 왜소한 인간의 산수화, 색동 장식과 다정한 마음씨가 어우러진 원주민 문화 그리고 이와는 전혀 다른 시간대에 속한 중앙정부의 냉정한 법 감정 등은 5세대 감독들이 만든 20년 전 작품들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자연과 문명의 병치와 관조’를 통한 암묵적 비판이라는 옛 버전에서 업그레이드했다. 소수자들에게 상처주지 않고 사회 통합을 이루어내려는 한 ‘경계인’의 실천과 그 실천의 비극적 결점이 영화의 초점이다. 저예산이면서도 예술적 완성도가 높고, 내러티브에 긴장감이 넘친다. 베니스영화제 오리존티 부문 수상작이다.

<상하이의 밤> 夜上海 고단하지만 생명력이 넘치는 상하이. 세련됐지만 가식에 허우적거리는 일본.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들이 만나 신선하고 우수에 찬 서정을 만들어낸다. 자선 콘서트 가수들을 위해 상하이에 온 일본의 톱 헤어스타일리스트 미즈시마는 함께 온 애인과 “헤어짐의 경계선”에 놓여 있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상하이의 밤거리를 거닐다가 린시가 모는 택시에 치일 뻔한다. 마침 짝사랑하던 남자친구로부터 결혼 소식을 듣고 심란해하던 린시는 사과의 뜻으로 미즈시마를 위해 상하이 밤 투어를 안내한다. 실종된 미즈시마를 찾기 위해 일행이 흩어지면서 관객은 총 여섯 커플이 가로지르는 상하이의 밤거리를 구경하게 된다. <소림축구>의 조미, <으랏차차 스모부>의 모토키 마사히로 등 중국과 일본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감독 장이바이는 다소 진부한 멜로를 선보이긴 했지만, 상하이를 외국인의 관점에서‘보살펴 주고 싶은 아기자기한 도시’로 그려내는 데는 성공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