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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할리우드의 별을 쫓다
최하나 2007-11-06

테마파크 설립, 영화·비디오 게임 공동 제작 등 두바이 중심으로 중동의 할리우드 투자 러시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 호텔

중동, 할리우드와 사랑에 빠지다. 할리우드를 선두로 한 미국 거대 미디어기업들에 중동의 오일달러가 엄청난 기세로 유입되고 있다. 두바이 왕실이 운영하는 투자사 두바이 월드는 최근 MGM과 손을 잡고 27억달러를 투자해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 호텔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두바이 부동산 그룹 태터는 유니버설스튜디오와 함께 22억달러를 들여 2200만 평방피트 규모의 테마파크를 자국 내에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UAE의 부동산 그룹 알다는 워너브러더스와 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아부다비에 테마파크형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영화, 비디오 게임 등을 공동제작하기로 했으며, 미국의 미디어그룹 비아콤과 두바이의 아랍미디어그룹은 11월 중 MTV아라비아를 런칭할 예정이다.

<뉴스위크>는 최근 중동 국가들의 투자 경향이 과거 80∼90년대 할리우드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던 일본과 독일의 선례를 닮았지만, 그들과 달리 아랍 투자자들은 단순히 수익을 올리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즉 이들의 투자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소프트웨어와 전문적인 노하우를 얻기 위한 것이며, 궁극적으로 국제적인 엔터테인먼트 허브를 구축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아랍권 시장은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60% 정도가 25살 이하의 젊은 층에 밀집되어 있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향한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동안은 아랍권의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가 매년 60% 이상씩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과열된 투자 흐름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높다. 두바이 월드와 MGM간의 계약처럼 왕실이 개입한 경우, 사업 자체의 실속보다는 왕족들의 과시욕이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고, 테마파크는 사실상 순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30억달러를 투자해 설립된 홍콩 디즈니랜드는 매년 500 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음에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즉 20억 달러를 쏟아부은 워너의 테마파크에는 아부다비의 180만 인구가 모두 방문한다 해도 적자가 난다는 것이다. 종교에 얽힌 문제도 가볍지 않다. 이른바 ‘향락’을 추구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경도되는 현상은 이슬람교의 율법에 어긋난다는 것. 특히 카지노 호텔 설립은 자국 내의 논란이 거센 나머지 두바이 월드와 MGM 양사 모두 공식적인 입장 표명 자체를 유예해놓은 상태다. <뉴스위크>는 “지금 중동에서는 누가 더 큰 건을 따내느냐를 두고 일종의 광풍이 불고 있다”며 모든 불안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아랍권 투자가들이 “별을 쫓고 있다”(chasing the stars)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