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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작가들, 펜을 꺾다
장미 2007-11-13

미작가조합(WGA) 파업으로 영화, 드라마, 쇼프로그램 등 일제히 타격

WGA(Writers Guild of America, 미작가조합)의 파업은 조기 종결될 수 있을까. WGA가 마침내 11월5일 파업에 돌입했다. WGA는 10월31일 만료된 AMPTP(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 영화방송제작사연합)와의 계약 연장에 실패한 뒤 11월4일 다시 마련한 협상 테이블에서 12시간 동안 의견 조율에 힘썼지만 이 역시 실패로 끝내고 말았다. 그럼에도 극적으로 협상 타결에 성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양쪽 모두 1988년 WGA가 22주간 파업을 벌였을 때 입은 피해액이 5억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11월4일 그동안 가장 치열하게 논의했던 몇 가지 쟁점 중 DVD 수익분배 부분을 가까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시 WGA쪽은 DVD 수익을 기존의 두배로 올려달라는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연금과 건강보험 및 여타 사안에서 타협안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VOD, 온라인 및 다운로드용 콘텐츠 수익과 관련된 논의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들 쟁점만 원활하게 조율한다면 WGA의 파업이 단기간 내 종결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현 상황에서 가장 피해가 막심한 쪽은 방송사다. 영화 및 방송작가 1만2천여명이 소속된 WGA가 11월5일부터 파업을 시작하면서 <투나이트 쇼> <레이트 쇼> 등의 쇼프로그램은 물론 <두 남자와 1/2> <백 투 유> 등의 시트콤과 <24> <패밀리 가이> <오피스>를 비롯한 TV시리즈까지 제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최소 6회 분량의 대본을 미리 확보했다는 TV시리즈와 비교해 대개 나날이 제작되는 쇼프로그램은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쇼프로그램 관계자들은 파업이 시작된 11월5일부터 해당 시간대에 재방송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CBS>와 <폭스TV>쪽은 11월 둘쨋주까지 써야 할 대본을 내놓지 않을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발부해 방송작가들의 귀환을 촉구했으나 방송작가들은 “우리는 제작자들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날 회사로 기꺼이 복귀할 예정”이라고 팽팽하게 맞섰다.

앞으로의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WGA는 DGA(Directors Guild of America, 미감독조합)와의 계약 연장 협상도 몇주 내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AG(Screen Actors Guild, 영화배우조합)와 DGA 역시 AMPTP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2008년 6월30일 다시 계약 연장을 하게 된다. 먼저 타결된 협상안을 기준으로 나머지 단체와 의견을 조율한 관례를 돌이켜볼 때 WGA와 AMPTP의 협상은 미국 엔터테인먼트계의 미래를 가늠하는 첫 번째 잣대가 될 수 있다. 할리우드의 미래도 여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