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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vs 감독] 감독, 감독을 만나다
2007-11-22

한때 한국 영화계의 젊고 잘나가는 감독들이 ‘패거리’를 만든다는 비난성 소문이 돈 적이 있다. 작품성이나 흥행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둔 이들 감독들이 자기들끼리만 계속 잘나가기 위해 작당을 한다든가, 아무튼 당시 충무로의 민심은 흉흉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그들의 ‘패거리’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얼마나 서로 잘난 척을 하려나, 지켜보고 있는데 분위기는 소문과 딴판이었다. 그들은 자신과 상대방의 영화, 그리고 영화사의 걸작 또는 최근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영화에 관해 한도 끝도 없는 수다만 떨고 있었다. 그것도 룸살롱 같은 곳도 아닌 커피숍에서 공짜로 리필되는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그들은 마음이 맞고 이야기가 통하며 관심이 비슷해서 자주 어울렸던 것이지 무슨 작당을 꾀한 건 아니었다. 홀아비 마음은 과부가 알고 노처녀 마음은 노총각이 알듯, 결국 감독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아마도 다른 감독일 것이다. 새롭고 신기하며, 재밌고 인정받을 수 있는, 그리고 흥행도 잘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은 그 어떤 감독이라도 마찬가지일 것. 여기 서로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는 네쌍의 감독이 만남을 가졌다. “그의 영화는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최동훈 감독은 최근 <스카우트>를 만든 김현석 감독을 만났고, 송해성 감독과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바딤 페렐먼 감독은 <파이란>의 원본 연출자와 리메이크판 연출자로 만났으며, 에로영화로 경력을 시작한 봉만대 감독은 ‘일본 핑크영화의 대부’에 대한 존경심으로 다카하시 반메이 감독과 조우했고, 최근 에로영화계 종사자들의 애환을 그린 <색화동>을 만든 공자관 감독은 에로 영화계의 스승인 이필립 감독과 해후했다. 감독들의 속깊은 수다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