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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봅시다] 노래와 사랑이 삶의 이유이자 전부
장미 2007-11-22

<라비앙 로즈>의 실제 주인공 에디트 피아프는 누구인가

에디트 피아프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가장 사랑받았으며 미국에까지 그 이름을 널리 떨친 흔지 않은 가수다.” <뉴요커>는 ‘프렌치 블루스: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 속 삶’이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라비앙 로즈>는 프랑스 국민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생애를 그린 전기영화다. 마리옹 코티아르가 피아프의 삶을 가슴 뭉클하게 연기하기는 했으나 128분의 러닝타임은 47살의 일기를, 열정적이고도 비극적이었던 한 예술가의 생을 낱낱이 펼쳐 보이기에 역부족이 아닐까. 영화 감상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피아프와 관련된 정보를 묶었다.

1. 이름, 에디트 피아프

<라비앙 로즈>

피아프의 본명은 에디트 조반나 가시옹. 어머니 아네타 조반나 밀라드에게서 미들네임을 물려받았다. 에디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게서 도망친 프랑스군을 도왔다는 죄로 처형당한 영국 간호사, 에디트 카벨을 따라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1935년 피아프를 데뷔시킨 카바레 지배인 루이 르플레가 선사한 가명이 ‘라 모메 피아프’(La Mome Piaf). 147cm에 불과한 그녀의 작은 키를 고려해 파리 방언으로 ‘작은 참새’ 혹은 ‘아기 참새’를 의미하는 말이다. 기본적인 무대 매너를 가르치고 이후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검은 드레스를 입도록 조언하는 등 피아프에게 음악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르플레가 1936년 폭력조직에 살해당한 뒤 시인이자 소설가, 작사가, 가수인 레이몽 아소가 그녀의 재기를 돕는데, 이때 그의 조언으로 새롭게 내세운 이름이 바로 ‘에디트 피아프’다.

2. 탄생과 죽음

1915년 이민자 거주구역인 파리 벨리빌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외할머니, 할머니, 아버지의 슬하를 전전하다 1929년 둘도 없는 친구 모르몬을 만나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그녀와 단둘이 살아간다. 16살 때 배달사환으로 일하던 루이 듀퐁과 사랑에 빠지고 17살 되던 해 딸 마르셀을 낳지만 아이는 2살 무렵 수막염으로 사망한다. 다음 남자친구는 알버트라는 이름의 포주였다. 피아프는 몸을 팔지 않기 위해 알버트에게 노래를 불러 번 돈을 상납했는데 그 무리와의 친분 때문에 루이 르플레의 죽음과 관련된 추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나는 나 자신을 망치고자 하는 불가항력적인 욕망을 지녔다”고 말하기도 한 그녀는 영양실조, 모르핀 중독, 결핵, 간염, 관절염, 암 등 수십 가지의 질병에 저항하다가 1963년 세상을 뜬다.

3. 한번의 깊은 사랑

이브 몽탕과 에디트 피아프

피아프의 인생에 가장 거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은 막셀 세르당이다.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아내와 자식을 둔 기혼남이었으나 그만큼 강렬하게 그녀를 매혹시킨 이는 없었다. 사실 피아프와의 열애가 아니더라도 109승4패라는 기록적인 전적의 미들급 세계 챔피언인 세르당은 프랑스의 영웅으로 추대받았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미국에서 처음 만난 그들은 세르당이 유럽으로 돌아가면서 잠시 떨어져 있게 되는데, 그 기간 주고받았던 편지는 나중에 책으로 발간됐을 정도로 애절하다. 1949년 미국에서의 시합을 앞두고 있던 세르당은 되도록 빨리 자신의 곁에 와달라는 피아프의 부탁으로 예정보다 일찍 여행길에 오르지만, 애타는 그리움이 외려 불행의 씨앗이 돼 비행기 추락 사고로 영원히 이별하고 만다. 이들의 사랑은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에디프 피아프의 사랑>(Edith Et Marcel, 1983)에서 세심하게 묘사되기도 했다. 극중 세르당 역을 그의 친아들이자 복서인 막셀 세르당 주니어가 맡아 눈길을 끌었다.

4. 수많은 연인, 두번의 결혼식

피아프에겐 수많은 연인이 있었다. 1944년부터 만남을 이어간 이브 몽탕도 그중 하나. 이탈리아 출신으로 뒤에 가수 겸 배우로 명성을 떨친 몽탕을 피아프는 직접 데뷔까지 시켰지만 일년 만에 헤어지고 만다. 세르당을 보내고 여러 남자를 전전하던 그녀는 1952년 가수 자크 필스와 결혼하지만 1956년 파경을 맞는다. 마약, 술, 자살 미수, 교통사고. 음악적인 성공에도 고통스러운 삶을 살던 피아프는 1962년 20살 연하의 테오 사라포를 만나 결혼식을 올린다. 죽기 직전까지 그녀를 돌보던 사람도 사라포였다.

5. 영화 속 피아프의 대표곡

<몽상가들>

원제가 ‘La Mome’인 이 영화의 영문 제목은 ‘라비앙 로즈’(La Vie En Rose). ‘장밋빛 인생’이라는 뜻으로 1946년 발표된 피아프의 대표곡이다. 그녀가 직접 작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영화에 제목으로 인용되거나 O.S.T에 삽입됐을 뿐 아니라 1998년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회자되기도 한 명곡이다. 극중 피아프의 삶을 요약하는 듯 가장 마지막에 제시되는 곡은 <후회하지 않아>(Non Je Ne Regrette Rien). 그녀를 파산에서 건져낸 1961년 올림피아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한 곡이다. 도리스 되리 감독의 <파니 핑크>에서 메인 테마로 사용됐고,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에서도 엔딩을 장식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는 <Tu Es Partout>가 삽입돼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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