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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도쿄>의 아오이 유우, 가가와 데루유키 인터뷰

가가와 데루유키, 아오이 유우 (왼쪽부터)

<흔들리는 도쿄>의 그녀, 아오이 유우 인터뷰

“일본과 다른 촬영방식이 재밌다”

-몸에 그려진 버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그려넣었다는 발상으로 연기했다. 어떤 위화감도 없다. 설정으로 보면 다른 사람에게도 해주고 싶은 거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어렵고 힘드니까 결국 자신에게 하는 거다.

-감독이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리듬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영상은 재밌다.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바로 위에서 찍는 컷이라든지·… 일본에서는 잘 안 하는 방식인데 재밌다.

-도쿄를 테마로 한 기획이라는 게 처음 어땠나. =<살인의 추억>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이 일본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게다가 나도 참가한다니…. 대본을 읽기 전부터 하고 싶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니 역시나 였다. 대본이 점점 바뀌어가는 것도 재밌었다. 콘티를 받은 시점에서 스토리가 바뀌거나 대사도 바뀌고 매일매일 공부가 된다.

-이 영화에서 도쿄의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 =도쿄에 살고 있기 때문에 히키코모리를 포함한 여러 풍경에 익숙해져버렸는데 새삼 느끼게 됐다. 히키코모리라는 어두운 문제 속에서 희망을 그리고 있는 것이 좋다.

-이전에도 다른 나라 감독과 일해보았는데 다른 점은. =모니터 체크를 꼭 한다. 찍은 영상을 보여주니 연출 지시가 알기 쉽다. 촬영을 세팅하는 사이에 스크립터가 이전에 찍은 영상을 계속 이어나가 점점 뭔가를 만들어가는 것이 재밌다.

<흔들리는 도쿄>의 그남자, 가가와 데루유키 인터뷰

“로맨스와는 다른 주문을 한 거 같다”

-1년 스케줄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들었다. 출연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봉준호 감독을 만나기 전부터 마음속으로 친근함을 갖고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가 <살인의 추억>이었고, <유레루>의 니시카와 미와 감독이 영화제에서 봉 감독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유레루>를 보고 나와 영화를 찍고 싶다고 했다는 거다. 두 감독의 스타일에 공통점이 많기도 해서 나 혼자 친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오늘의 사건사고>)을 통해 음식점에서 처음 만났는데 바로 친해졌다.

-<살인의 추억>이 그렇게 좋은 이유는. =리얼리티를 벗어나지 않게 픽션을 가미하는데 그게 실화를 손상시키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그런 사회성 짙은 영화를 그만큼 만들기 어렵다. 그 신념에 놀랐고, 장면 장면에 들인 공, 힘들게 찍었음에 틀림없는 느낌이 좋았다. 특히 송강호의 마지막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흔들리는 도쿄>에서 히키코모리 등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 혹은 설정이 불편하지 않았나. =작업하면서 진저리날 정도로 확인하게 되는데, 봉 감독의 철저한 준비는 대단한 신뢰감을 준다. 1mm의 먼지조차 제거해가는 사람이다. 이곳 현장에서 화재가 났다면 한강의 물을 끌어와서라도 꺼버릴 것이라고 믿을 정도다. (웃음) 스토리에서 일본적이지 않은 게 있어도 그냥 뚜껑을 닫아둘 만큼 신뢰가 간다. 또 영화라는 것이 그런 작은 차이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번 작품만큼 외국 감독과 일한다는 느낌이 없었던 적이 없다. 오히려 일본 감독과 소통하기 어려운 적이 있을지언정. (웃음)

-봉준호 감독 최초의 로맨스라고 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나눈 얘기가 있나. =구체적 지시는 없었다. 현장에서 아오이 유우라는 사랑스런 배우와 지내면서 변해가는 과정에 봉 감독도 나도 그냥 맡겨버린 듯하다. 보통 감독은 전체 흐름 속에 이것이 어떤 맥락이라고 설명하는데 봉 감독은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의 감이 완전히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저 한컷 한컷에 집중했다. 봉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들이 제공하는 소재를 최대한 담아가서 후반작업에서 완성하는 스타일 같다. 감독이 로맨스라고 어디까지 의식했는지 모르겠지만, 촬영 직전과 직후의 느낌으로 볼 때 로맨스와는 다른 주문을 했다.

-미셸 공드리나 레오스 카락스의 촬영장에 가보았나. =아니.

-내용에 대해선. =들은 게 약간 있긴 하다.

-일본의 여느 현장과 다른 게 있다면. =대부분의 스탭이 일본인이었지만 그래도 한국 스타일로 찍은 것 같다. 슬레이트 찍는 타이밍이나 슬레이트 자체도 달랐고, 촬영감독과 봉 감독이 현장에서 영어로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이런 것들이 외국 작품이란 느낌을 줬다. 무엇보다 30분짜리를 3주 동안 촬영한다는 게 새로웠다. 일본에선 이 정도 분량을 5일 만에 찍기도 하니까.

-봉 감독과 장면에 대한 상의뿐 아니라 농담까지 쉴새없이 나누니 아오이 유우가 외로워 보일 지경이었다. =천만에. 아오이 유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카메라가 돌기 전에 이렇게 오래 눈을 마주치고 있었던 여배우는 처음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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