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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통사 제2장
2001-11-02

신상옥 회고전

1960년대 한국영화의 황금기는 신상옥이라는 거장의 등장 그리고 활약과 맥을 같이한다. 그간 김기영, 이두용 감독 등의 회고전을 열었던 부산영화제는 지난해부터 한국영화계의 거목 신상옥 감독의 회고전을 준비해왔고, 올해 그 오랜 숙원을 이루게 됐다. 신상옥 감독의 회고전을 통해 한국영화사를 재조명하고, 일반 관객에게, 젊은 관객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상옥 감독의 작품세계를 다시금 열어 보여준다는 취지.

잘 알려진 대로 신상옥 감독은 신필림을 설립해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을 양산했고, 예술적으로 또 산업적으로 전무후무한 한국영화의 중흥을 주도했다. 신상옥 감독은 최인규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생활한 뒤 1952년 <악야>로 연출 데뷔했고, 안양촬영소를 인수해 1966년에 한국 최대의 영화사인 신필림을 세워 1970년까지 운영했다. 박정희 정권과의 마찰로 인해 영화사 문을 닫게 됐고, 1978년에는 아내였던 여배우 최은희씨의 뒤를 이어 납북돼 8년 동안 북한의 영화와 연극 등을 연출하고 지도하기도 했다. 탈출에 성공한 86년 당시에는 미국에 머물다가 수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 최근 작품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이번 신상옥 회고전에서 상영되는 10편의 영화 중에는 북한에서 연출한 <소금>과 <탈출기>가 포함돼 있다. 30년대 만주 간도 지방으로 유랑한 어느 일가의 운명을 그린 <소금>은 최은희씨에게 모스크바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 <탈출기>는 그 상영 여부가 마지막에 결정된 만큼, 관심과 기대가 집중된다.

초기 리얼리즘시대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지옥화>를 비롯해 <연산군> <내시> <이조여인 잔혹사> <천년호> <다정불심> 등의 다양한 시대극과 94년작 <증발>(칸영화제 버전) 등이 소개된다. <지옥화> <연산군> <천년호>에는 영문자막을 첨가할 예정. 한상준 프로그래머는 “<다정불심>은 히치콕의 <현기증>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영화광들에게 특히 매혹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