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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색다른 법정드라마, 치열한 두뇌플레이의 중심에 서다

<데미지>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글렌 클로즈

<데미지>

KBS2 일요일 밤 11시35분 2회 연속 방영 XTM 월요일 밤 12시 2회 연속 방영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법정드라마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드라마가 변호사나 검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긴 했지만, 맥 빠지는 법정 공방 위로 슬그머니 멜로가 타고 드는 뻔한 스토리를 벗어난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른바 ‘Sue Happy Nation’으로 불릴 정도로 고소와 고발이 지나칠 정도로 일상화해 있는 미국의 상황은 잘 알려진 것처럼 정반대다. 발에 차일 정도로 흔하면서도 공공의 적으로까지 묘사되는 율사들을 다룬 드라마가 끊임없이 만들어져왔던 것. 그중에는 <프랙티스>같이 비교적 사건 해결에 충실한 작품도 있고, <앨리의 사랑만들기>처럼 로맨틱코미디와 접목시킨 것도 있으며, <보스턴 리걸>같이 코미디와 혼합된 것도 있다.

그런데 최근 미드 중에는 율사들을 다루긴 하지만 그러한 전통적인 법정드라마와는 차별되는 설정으로 승부를 거는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국내 스토리온 채널에서 방영 중인 <샤크>가 그 대표적인 예. 승소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악랄하게 살던 전직 변호사가 주인공인 이 드라마는, 자신이 변론했던 악한에게 아내가 살해되자 주인공이 검사로 직업을 바꿔 더욱 악랄하게 범죄인들을 잡아들인다는 내용이다. 설정도 설정이지만 스파이크 리가 첫 번째 시즌의 파일럿을 연출하고, 2000년대 이후 영화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던 제임스 우즈가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사실 때문에 방영 초기부터 큰 화제가 됐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법정드라마의 새로운 시도라는 연장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또 하나의 작품이 바로 <데미지>다. 2007년 7월 미국에서 방영을 시작해 13개 에피소드의 시즌1을 끝낸 이 드라마는, 그 시작부터 남다른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기존의 법정드라마처럼 어떤 형식이 되었던 간에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사건을 중심으로 등장인물들간의 치열한 두뇌 플레이에 기반한 스릴러드라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독특한 설정 덕에 스티븐 킹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발표한 ‘07년 하반기 시즌 기대작 TV부문’에서 <로스트> 시즌4 다음으로 가장 기대되는 작품에 꼽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샤크>와 마찬가지로 <데미지> 역시 잘 알려진 영화배우가 주인공을 연기했다는 사실이다. <위험한 정사> <101 달마시안> 등에서의 악역으로 잘 알려진 글렌 클로즈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변호사 패티를 열연함으로써 2008년 제6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000년 <102 달마시안> 이후 영화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녀가 <데미지>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완벽히 발휘했다는 데는 시청자의 평도 일치했다.

사실 글렌 클로즈의 미드 출연은 <데미지>가 처음이 아니다. 2005년 LA를 무대로 강력반 마초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쉴드: XX강력반> 시즌4를 통해 이미 본격적인 TV드라마 연기자로 변신한 적이 있다. 그녀는 경찰 내부의 알력 싸움에 휘말리는 서장 모니카의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잘 그려냄으로써 안방 관객과의 공식적인 첫 만남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쉴드…>의 제작사인 <FX채널>의 경영진에게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약속했다. 뉴욕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LA에서의 촬영은 최대한 피하려 했기 때문이다.

그런 글렌 클로즈의 공간적 제약과 FX의 원대한 계획이 맞아떨어진 것이 바로 <데미지>였다. 글렌 클로즈는 시즌1이 끝난 지난해 말 한 인터뷰에서 “전체 대본을 다 못 본 상태에서 연기해야 하는 것이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영화 대비 어려운 점이지만, 매 에피소드를 촬영할 때마다 뛰어난 작가들의 실력에 깜짝 놀라는 재미가 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며 드라마 연기에 대한 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마지막 에피소드 끝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데미지>가 시즌2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로 관객의 허를 찌를지 궁금하다”며,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를 자극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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