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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폿 인터뷰]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영화를 만든다”
글·사진 주성철 2008-04-01

AFA에서 에드워드 양 신인상 수상한 이시이 유야 감독

지난 3월20일 폐막한 올해 홍콩국제영화제는 아시안필름어워드(AFA)의 새로운 시상 부문으로, 아시아영화계의 주목할 만한 신예감독에게 수여하는 ‘에드워드 양 신인상’을 신설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인 1983년생의 젊은 일본 감독 이시이 유야를 만났다. 몇편의 실험단편영화를 연출한 뒤 졸업작품인 장편 <무키다시 닛폰>(2005)으로 피아영화제에서 대상과 음악상을 수상했다. 그외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사랑, 삶, 죽음에 관한 그만의 독특한 감성을 보여줬고 단숨에 일본영화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전혀 소개된 바가 없기에 부산국제영화제 등과 차별화를 꾀하는 홍콩국제영화제의 선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동안 한국에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소개를 부탁한다. =그러게. 불러주지 않으니 한국 영화제에는 갈 일이 없었다. (웃음) 오사카 예술대학을 나왔는데 <마츠가네 난사사건>을 만든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나의 선배다. 지금은 니혼대학에서 미술 석사과정에 있으며, 올해 로테르담영화제에서 그동안 내가 만든 장편 4편이 동시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홍콩국제영화제에서도 다 상영됐다. 물론 불러만 준다면 한국에도 가고 싶다. (웃음)

-그럼 한국 영화계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나.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전의 <살인의 추억>도 무척 인상적으로 봤고. 꽤 많은 한국영화들을 봤다. 일본영화와는 다른 힘이 느껴진다. 최근에는 밴쿠버영화제에서 봤던 김삼력 감독의 <아스라이>도 좋았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영화 중에서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하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다. 정적인 화면 속에도 긴장된 분위기가 응축돼 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를 그 기운에 크게 감명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때 한참 어렸던 장첸이 지금이 완전히 성인이 돼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참 묘하다. 이번에 에드워드 양 감독의 부인인 카일리 펑 여사께서 직접 상을 주신다니 무척 영광이다.

-젊은 나이에 벌써 4편의 장편을 만들었는데 그럴 수 있었던 힘은. =사회에 대한 불만이다. (웃음)

-일본 영화계에서 존경하는 선배가 있다면. =무조건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님이다. 어두움과 슬픔, 그리고 사람들간의 소통의 부재가 무척 원시적으로 뒤엉켜 그려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유머 감각이 좋다. 요즘 활동하는 선배 중에서는 야마시타 노부히로를 좋아한다. 그 역시 이마무라 쇼헤이를 좋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참 재미있는 일이다. 요즘 일본의 젊은 감독 중에는 이마무라 쇼헤이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

-당신이 앞으로 계속 추구하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까지 내 영화들은 하나같이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삶에 대한 초상을 집요하게 그리는 것이다. 앞으로도 내 영화는 규모나 스타일 면에서 계속 바뀌어나가겠지만 그 핵심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내 영화가 에드워드 양 감독님의 영화들과는 무척 다르지만 그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하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평생 영화를 만든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