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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39] <왕자호동과 낙랑공주> 영화 이야기 책

<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5월9일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연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39번째는 고 김학성 촬영감독의 차남 김충남씨가 기증한 <왕자호동과 낙랑공주> 영화 이야기 책입니다.

<왕자호동과 낙랑공주: 사진으로 된 영화 이야기>는 김소동 감독의 1956년 영화 <왕자호동과 낙랑공주>를 이야기로 엮어 남향문화사에서 발행한 책이다. 첫 두 페이지는 영화의 캐스팅과 스탭 사진으로 할애했다. 영화 이야기는 매 페이지에 하나의 영화장면 스틸과 함께 마치 무성영화 시대의 변사 해설처럼 대사가 곁들여진 맛깔스런 문체로 펼쳐진다. 아래쪽에 그려져 있는 삽화는 영화 스틸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면으로 옮겨졌지만 문체와 사진, 삽화를 통해 영상과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마지막 페이지는 영화 제작에 대한 소개가 있으며, 200환에 판매되었다.

영화 <왕자호동과 낙랑공주>가 제작된 1956년은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해이다. 1955년 <춘향전>(이규환)의 ‘히트’는 해방 뒤 한국영화 중흥기의 신호탄이 되었고, <단종애사>(전창근, 1956)가 사극의 붐을 이어갔다. <왕자호동과 낙랑공주>는 1956년 9월까지 8만 관객을 동원하여 <자유부인>에 이어 흥행 2위를 기록했다. 사극이 ‘과연 한국영화예술의 어떠한 위치에서 우리의 현실에 무엇을 제시해주고 무슨 예술적인 감명을 줄 수 있느냐’는 당시 기사 내용처럼 사극에 편중된 흐름에 대한 반성도 있었지만, ‘국산영화도 수지를 맞출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왕자호동과 낙랑공주>는 연극계의 노장과 중진이 대거 출연해 무대 연기를 스크린에 접목한 작품이기도 하다. <왕자호동과 낙랑공주: 사진으로 된 영화 이야기>는 필름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스틸이 곁들여진 글로 영화를 읽을 수 있고, 당대 대중이 영화를 소비했던 독특한 형태의 매체를 만나볼 수 있어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