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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사랑과 인생을 걸다
장미 2008-06-12

뮤지컬 <갬블러>/ 7월10일~8월3일/ LG아트센터/ 02-577-1987

여름을 맞아 대형 뮤지컬이 쏟아지고 있다. <더 라이프> <컴퍼니> 등에 이어 7월 오픈하는 공연이 <갬블러>. 세상 물정에 어두운 도박사와 아름다운 쇼걸의 사랑 이야기에 덧칠한 것이 비극적인 예술혼이 아닌 순진한 한탕주의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 바즈 루어만의 화려한 뮤지컬영화 <물랑루즈>의 카지노 버전이랄 만한 작품이다. 호기심 많은 한 젊은이가 카지노를 찾는다. 카지노 보스는 구경만 하고 싶을 뿐이라는 그를 유혹하기 위해 쇼걸들의 공연을 선보이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는 그중에서도 유독 매력적인 한 여성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이를 눈치챈 카지노 보스는 그녀에게 그가 영향력있는 영화 제작자라고 거짓 귀띔을 하고, 함정에 빠져든 남자는 주사위 하나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걸기에 이른다. 푸슈킨의 단편 <스페이드의 여왕>을 원작으로 하는 이 뮤지컬은 국내에선 1999년 허준호, 남경주 주연으로 초연됐다. 당시 카지노 보스를 연기했던 허준호가 이번에도 같은 역할을 맡았고, 도박사 역에 이건명, 쇼걸 역에 배해선 등이 캐스팅됐다.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리더 에릭 울프슨이 작사와 작곡, 극본을 구상했으니 통속적인 러브스토리가 진부하다면 쇼걸들의 아찔한 군무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히트곡들, <Eye In The Sky> <Time> <Lime Light> <Games People Play> 같은 뮤지컬 넘버에 주목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