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50주년 기념 블루레이 DVD 출시를 예고하면서 내세운 것은 색상이나 음질의 개선이 아니라 “BD라이브”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능이다. 블루레이 DVD의 쌍방향 플랫폼이 될 BD라이브는 차세대 DVD 시장의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떠오른 소프트웨어로, 블루레이와 경쟁했던 HD-DVD쪽에서 HDi라는 이름으로 준비하던 소셜네트워킹서비스다. BD라이브는 기능을 지원하는 셋톱박스, DVD플레이어, 노트북 등을 통해 떨어져 있는 제2의 시청자와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며, 메신저 기능을 이용해 영화를 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아이와 영화를 함께 보지 못하는 부모는 비디오메시지를 녹화해 원하는 타이밍에 보이도록 예약이 가능하고, 타이틀별로 웹사이트가 마련돼 영화에 대한 자투리 지식을 나눌 수도 있도록 설계됐다. 디즈니 홈엔터테인먼트의 부사장 로리 맥퍼슨은 “인터넷 환경에서의 영화 시청을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라고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했다.

포맷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블루레이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시장 안에서의 점유율은 낮은 편이다. 또한 전체 DVD 시장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DVD 타이틀에 영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스튜디오들의 새로운 과제로 다가온 지금, BD라이브에 대한 기대는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라이온스게이트는 2007년 1월 <쏘우4> <워> 등을 BD라이브 타이틀로 출시했으며, 소니 역시 <맨 인 블랙> <워크 하드: 듀이 콕스 스토리>의 블루레이 DVD에 BD라이브 기능을 추가했다. 워너브러더스는 2008년 겨울부터 BD라이브 타이틀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픽처스홈엔터테인먼트 대표 렉신 왕은 BD라이브를 두고 “소비자와 기업의 1:1 관계맺기를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기대만큼이나 높은 것은 시장 장벽이다. 현재 BD라이브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플레이어의 가격은 800달러 정도이며, 올 가을이 돼서야 4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소비자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미미하다. 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고화질 DVD로의 업그레이드에 대해서 대부분 불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나타났다. 기존 DVD 타이틀보다 2배가량 비싼 BD라이브 타이틀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