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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적인 캐릭터 탄생에 박수를! <다크 나이트> 현지 언론평
황수진(LA 통신원) 2008-07-31

현재까지 공개된 많은 리뷰들이 영화에 대해 호평하는 가운데 히스 레저의 조커에 대해서도 만장일치 기립박수를 치듯 칭찬하고 있어 <다크 나이트> 현지 언론평을 부분 발췌, 요약해서 소개한다. <다크 나이트>는 미국에서 7월18일 개봉했다.

<롤링스톤> 피터 트래버스

<다크 나이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2005)보다 훨씬 더 아찔하다. 코믹북 영화로 치장된 거대한 도발이다. 화끈한 액션? 체크. 화려한 스펙터클? 체크. 무지막지한 재미? 체크. 그러나 이건 모두 감독의 워밍업이다. 배트맨 슈트를 입은 복잡미묘한 인간과 광대 미소에 찢어진 얼굴을 한 악당이 인간 조건의 본질에 관해 떠들 수 있다니! “나는 카오스를 선택했지.” 조커의 이 말은 <다크 나이트>의 세계를 한줄로 요약한다. <메멘토> <인썸니아> <프레스티지>를 만들었던 놀란은 통속적인 도피주의를 거의 불후의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크리스천 베일의 서늘한 연기가 만들어낸 길 잃은 전사 배트맨은 <대부2>의 망상과 고독 속에 갇힌 알 파치노를 연상시키며, 히스 레저가 창조한 조커는 섹스 피스톨스와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의 무정부주의적 혼돈을 다시 불러낸다. <다크 나이트>는 길들여지지 않은 상상력의 날개를 활짝 펴고 솟구친다. 당신이 보지 못한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꿈에서 떨쳐버리도록 애써야 할 만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오언 길버먼

코믹북 역사 30년간 무수한 슈퍼히어로들이 있었고 무수한 영화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스펙터클과 스릴 이상의 것들을 만들어왔지만 불가사의함이란 관점에서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다크 나이트>는 흉조로 가득한 미궁의 속편이다. 선과 악은 단지 분리된 힘이 아니란 말인가? 때때로 그들은 서로에게 속삭이는 것인가? 소용돌이치는 선과 악 양면의 모습을 한 배트맨은 조커와 죽음의 춤을 추다 그 안에 갇힌다. 이것만으로도 <다크 나이트>는 어둠에 맞서 선한 싸움을 하는 잊지 못할 한 존재를 낳았다. 통제되지 않는 혼돈. 그것을 2시간32분 동안 감당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사악하고도 질주하는 에너지 그 자체다.

<시카고 선타임즈> 리처드 로에퍼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담시 대서사극은 올해 최고의 영화이며,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도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는 영화다. 풍성하고, 단순하지 않고, 시각적으로도 스릴 넘치는 대중 오락물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그 어떤 슈퍼히어로물보다도 강력하다. 크리스천 베일은 <배트맨>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심오하고 가장 거만하기도 한 브루스 웨인이 되었고,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의 알렉스 후손 같은 레저는 지난 몇 십년간 가장 기념할 만한 영화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놀란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슈퍼히어로물 중 최고의 걸작을 만들고픈 열정을 가졌던 것 같다. 굉장한 영화. 반드시 두번 봐야 한다.

<빌리지 보이스> 스콧 파운다스

<메멘토>의 기억상실증 걸린 형사처럼, <다크 나이트>의 브루스 웨인은 자신이 영웅인가 악당인가 혼란을 느끼며 점점 더 존재론적 위기에 사로잡힌다. 배트맨과 조커는 싸우면 싸울수록, 그들을 구분지었던 거리는 더욱더 붕괴되어간다. 그것이 <다크 나이트>를 묵직한 것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초반부에 마이클 만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은행털이 시퀀스와 윌리엄 프리드킨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클라이맥스의 카액션 시퀀스 등은 당신의 아드레날린 분비선을 맘껏 조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 영화는 할리우드영화들이 걷기 두려워하는 어둡고 희미한 골목길로 우리를 안내하면서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화의 엔딩이 다가오는 게 서운할 정도다. 배트맨은 어둠 속으로 떠난다. <수색자>의 에단 에드워즈나 <하이 눈>의 윌 케인이 그랬던 것처럼. 규칙없는 이 세상에서 규칙을 가진 인간으로서 불확실한 운명을 곱씹으며.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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