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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오토는 젊은 시절의 나다"
김도훈 사진 서지형(스틸기사) 2008-07-25

<엽기좀비 오토>를 연출한 브루스 라브루스 감독

오토는 좀비다. 베를린 외곽의 한 묘지에서 튀어나온 오토는 도시를 떠돌아다니다가 정치적인 좀비 포르노를 찍던 페미니스트 영화감독 메데아를 만난다. 마침 좀비역이 필요했던 메데아는 오토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하고, 오토는 무의식속에서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을 찾기 위해 예전 남자친구를 찾아간다. 그러니까 이게 대체 무슨 영화냐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엽기좀비 오토>는 정치적-좀비 스플래터-게이 포르노그래피-언더그라운드-로드무비다. "왜 주인공이 좀비냐고? 지금 서구의 10대와 20대들은 자신들이 죽은 것 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종종한다. 테크놀로지의 진화와 정치적인 희망의 결여 등 정신적으로 황폐해지는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일거다. 게다가 좀비는 원래 정치적인 메타포로 종종 받아들여졌지 않나. 오랜 좀비 장르에서 좀비는 소비자들이자 순응자이기도 하다". 심상치않은 외모에서도 금새 드러나지만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브루스 라부르스는 음험하게 판타스틱한 경력의 소유자다. 퀴어 펑크 잡지 편집자로 경력을 시작한 그는 ‘Vice’나 ‘index’처럼 유행의 첨단을 가로지르는 패션지들을 통해 사진작가로 먼저 이름을 떨쳤다. 그의 장기가 래리 클락과 테리 리처드슨처럼 포르노그래피와 사진예술의 절묘한 교접이라는 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을게다. 그같은 라브루스의 미적 취향은 <엽기좀비 오토>에서도 여전하다. "고문 포르노와도 같은 요즘 호러영화들은 학살과 폭력의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포르노처럼 팔지않나. <엽기좀비 오토>를 통해서는 그같은 이미지를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내임으로써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졌다. 오토는 브루스 라브루스인가? "오토는 젊은 시절의 나고, 영화감독 메데아는 영화감독인 지금의 내가 아닐까". 80년대 펑크족 시절 새겼다는 팔뚝 위의 문신들이 갑자기 움직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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