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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없는 영화 <칸다하르>
2001-11-12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중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제정세와 맞물려 화제를 모으고 있는 「칸다하르」.

이란 출신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칸다하르」는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아프카니스탄 집권 탈레반의 거점도시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로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이미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는 목숨을 걸고 촬영한 감독의 의도대로 아프간의 처참한 상황을 전세계에 호소하기 충분할 정도로 `희망'이 없었다. 아프간 출신의 캐나다 여성 저널리스트 나파스는 `일식에 맞춰 자살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아프간에 남아 있는 동생으로부터 받고 칸다하르로 동생을 찾아 떠난다.

이란 국경에서부터 칸다하르로 향하는 과정을 소형 녹음기에 기록하며 사막을 건너는 그녀 앞에는 오랜 내전으로 기아와 질병에 고통받는 난민들의 모습이 가감없이 펼쳐진다.

특히 강압적인 이슬람 제도속에서 차도르를 한 여성 난민들의 삶은 더욱 그러하다.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여성들의 유일한 즐거움은 차도르속에 감춰질 망정 매니큐어와 립스틱을 바르고 수십개의 팔지를 하는 것외에 없다.

이 곳에서는 한 사람의 무덤앞에서 5-6명의 여자가 퍼져 앉아 곡을 하는 것도 새삼스럽지 않다.

영화가 계속되면서 지뢰에 팔다리가 잘린 난민들이 구호단체가 비행기에서 뿌려주는 의족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목발을 집고 사막을 전력질주를 하는 것도 시체에서 반지를 빼 되파는 소년의 모습도 신기할 것 없다.

영화 전체를 무겁게 억누르고 있는 `코란' 소리와 함께 점점 다가오는 일식. `희망없는 영화' 「칸다하르」를 통해 마흐말바프 감독은 그래도 하얀 차도르를 입고 나귀에 올라 새삶을 찾아 시집가는 숫처녀의 순결에서 작지만 소박한 `희망'을 기대하게 한다.

마흐말바프 감독은 이 영화를 촬영하며 `주인없는 수족'이라는 50쪽 분량의 글을 통해 아프간 인권에 대해 무관심했던 서방언론들이 탈레반 정권의 바미안 석불파괴를 분개하는 아이러니를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