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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나 에이히] “여배우로서 예쁘게만 보이는 역이 아니라서 재미있었다”
정재혁 사진 서지형(스틸기사) 2008-07-30

<도쿄잔혹경찰>로 부천영화제 찾은 재일동포 3세 배우 시이나 에이히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영화 <오디션>의 음침한 팜므파탈 시이나 에이히가 이번엔 경찰이 되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찾았다. 그녀의 출연작 <도쿄잔혹경찰>은 생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미래의 도쿄를 무대로 한 여자 경찰이 신체가 변형되고 훼손된 ‘엔지니어’와 싸우는 이야기. 강렬한 여전사로의 변화다. 2005년 사부 감독의 <홀드 업 다운> 이후 3년간 휴식을 취해온 그녀가 피 튀기고 몸이 잘려나가는 하드고어물로 다시 스크린에 돌아온 이유는 뭘까. 7월24일 부천영화제를 찾은 시이나 에이히를 만났다.

-매우 수위가 높은 하드고어물이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도쿄잔혹경찰>은 잔혹한 묘사가 많은 스플래터영화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루카라는 인물은 본인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을 빼앗긴 캐릭터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돌아갈 곳도 없고, 자신을 믿고 지켜주는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시나리오에 잘 그려져 있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환경과는 전혀 다르지만 그 기분에는 공감이 됐다.

-액션장면이 많다. 어려움은 없었나. =우선 촬영기간이 매우 짧았다. 단 2주였으니. 또 액션 연습 기간은 4일밖에 없었다. 하지만 못하겠다고 말할 순 없지 않나. 또 루카가 액션이 엉망이라면 이 영화는 성립이 되지 않는다. 100% 만족할 때까지 레슨을 받을 순 없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화면에 예쁘게 비칠까, 제대로 보여질까를 고민하며 촬영했다.

-눈과 손에 엄청난 특수분장을 하고 연기한다. 어떤 느낌이었을까 궁금했다. =중간에 한쪽 눈이 안 보이게 되는 설정이라 눈에 특수분장을 했다. 하지만 그런 게 오히려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해온 역할은 대부분 여배우로서 예쁘게만 보이다 끝나는 거였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아 역으로 재밌다고 생각했다. 모험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촬영은 정말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공부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원래 모델로 데뷔했다. 그러다 직접 각본을 쓴 <DOG-FOOD>로 영화 데뷔를 했다. 배우를 하겠다고 결정한 이유가 있나. =데뷔하고 바로 파리에서 쇼를 하는 등 계속 바쁜 생활을 했다. 감사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살았다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반년 정도 쉬었다. 그러다 영화를 하게 됐고, 일본영화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연기를 해보니 나와 맞는다는 느낌도 들더라.

-사부 감독의 <홀드 업 앤 다운> 이후 3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포부가 남다를 것 같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껴 3년 가까이 고향인 후쿠오카에서 지냈다. 글도 좀 썼고, 장편소설도 하나 완성하고 있는 게 있다. 이제 다시 복귀하는 거라 기대가 된다. <도쿄잔혹경찰>을 보고 또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도 궁금하고.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이 있나.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일본뿐 아니라 한국, 미국에서도 활동할 계획이다. 내가 재일동포 3세다.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고, 이영희란 이름도 갖고 있다. 조국인 한국에서도 영화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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