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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미학을 되새겨줄 감동의 음반
박혜명 2008-07-31

≪Tha Carter Ⅲ≫ 릴 웨인/ 유니버설뮤직 발매

릴 웨인은 열한살 때, 우연히 알게 된 래퍼 버드맨(브라이언 윌리엄스)의 집 전화기 자동응답기에 프리랩을 녹음했다. 1999년 첫 솔로 앨범을 내고 미국 힙합신의 슈퍼루키가 되었을 때가 열일곱살. 2, 3집의 슬럼프를 겪고 ≪Tha Carter≫(2004), ≪Tha CarterⅡ≫(2005)를 내놓으면서 그는 단지 젊은 랩퍼의 재능 이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뒤 3년간 릴 웨인은 정규앨범 대신 무수한 피처링과 프로젝트 앨범 작업, 믹스테이프(정규앨범의 형태를 띠지만 퀄리티와 규모가 정규 수준에 못 미치는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음악적으로 자유분방했고 그 어느 때보다 발전적이었다. 그리고 ≪Tha Carter Ⅲ≫가 나왔다. 그는 죽어가는 환자 ‘힙합’을 살리는 의사이자(<Dr. Carter>), 화성에서 온 존재(<Phone Home>)다. 상상력 가득한 은유적인 가사들, 언제 들어도 범상찮은 호흡과 황소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닮은 흐느낌, 앨범 전체를 지배하는 비장한 무드가 이 시대 최고의 빈티지 사운드 메이커 카니예 웨스트의 프로듀싱과 어우러져 볼륨감 탄탄한 앨범을 완성해냈다. 본명 드웨인 마이클 카터 주니어. <롤링스톤>이 “현존하는 최고의 랩퍼”라고 극찬한 릴 웨인. 그의 ‘카터’ 3부작의 마지막 장은 힙합 장르의 미학을 되새겨줄 감동의 음반이다. 당시 주류였던 갱스터랩 스타일을 파괴하고 프리랩을 쏟아놓았던 열한살 음유시인의 미래는 이렇게 근사하게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