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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 사건에 담긴 미국 이민자의 애환
장영엽 2008-08-14

연극 <미친 심판>/ 8월13~24일 / 스튜디오76/ 02-742-3255

“식구들이 있을 때는 옷장 안에서, 식구들이 없을 때는 제 방 침대와 욕실에서였어요.” 어느 한국인 이민자 여성의 고백은 미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온다. 여자가 상습 성폭행범으로 고발한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 그는 미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목사였기에 충격은 더 크다. 법원은 그에게 84년형을 선고하고, 목사는 이러한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진실을 얘기한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진실은 딸의 고백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배심원들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갈팡질팡하고, 재판장과 변호사는 관객의 이성과 감성을 쥐락펴락하며 설전을 펼친다. 하지만 성폭행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한국인 부녀의 갈등 속에는 미국사회에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채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민자 가족의 애환이 담겨 있다. 연극 <미친 심판>의 원작은 조원석 작가의 <아버지가 사라졌다>다. 충격적인 결말과 더불어 무대와 객석을 넘나드는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박명규의 연출과 극단 현존의 연기로 재탄생한 이 연극이 어떤 방식으로 원작과 차별성을 둘 것인지가 관건이다. 최 목사는 <햄릿-욕망의 그림자>의 배우 이성준이, 딸 은숙은 <아버지가 사라졌다>의 배우 정수정이 맡아 연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