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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숨쉬기 전, 그림옷을 입은 콘티
김유진 2008-08-14

<명랑콘티작가 ‘강숙’의 10000 Frames展>, 8월22일까지 | 갤러리 그문화 | 02-3142-1429

영화 콘티가 갤러리에 전시된다. 이름부터 발랄한 명랑콘티작가 강숙의 작업들이다. 작가의 필모그래피에는 영화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 <음란서생> <장화, 홍련> 등과 드라마 <식객> <이산> <내 남자의 여자> <메리 대구 공방전> 등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들이 빼곡하다. <너는 내 운명>의 포주 강씨, <어깨너머의 연인>의 잡지사 기자 등 간간이 단역의 영화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정보를 표현하는 하나의 매체로서, 그림으로서 작가는 콘티의 매력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림으로 그려진 이 촬영대본에는 각각의 인물표정부터 움직임, 그리고 장소의 구성까지 영화 촬영에 필요한 요소들이 모두 들어 있다. 카메라가 돌아가기 이전, 영상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시각화하는 이 콘티 속의 그림들은 몇 만개씩 되는 프레임 속에서 마치 숨을 불어넣어주길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갤러리에 옮겨온 콘티는 하나의 작품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물론 전시는 콘티의 역할 역시 놓치지 않았다. 그저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만 바라보았다면 밋밋했을 전시는, 콘티를 위해 영화 현장에서 무수하게 나누었던 아이디어와 대화들을 또 하나의 볼거리로 제시한다. 수첩, 미니칠판, 나무젓가락을 포장한 종이, 냅킨 등 메모의 도구들과 각종 영수증, 콘티에 활용할 사진 등을 전시해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촬영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또 이 생각들이 어떻게 협의를 거치는지 엿볼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