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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 극장에서 추방되나
이주현 2008-08-19

영국 아트하우스 시네마 체인, ‘영화 관람 방해’ 등 이유로 부분적 팝콘 반입 금지 선언

극장에서 팝콘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영국 아트하우스 시네마 체인들이 극장 내 팝콘 반입을 금지하는 ‘팝콘 프리’(Popcorn-Free) 선언을 했다. 일부는 이미 팝콘 프리 극장으로 변신을 마친 상태다. 팝콘 프리의 선봉에는 ‘픽처하우스 시네마’가 있다. 픽처하우스 시네마는 ‘아이와 어머니를 위한 영화 상영’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영화 관람 방식을 도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극장 체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팝콘 반입 금지를 요청하고 있다. 특정 시간대에 팝콘을 들고 상영관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부분적 도입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팝콘을 추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금과 설탕, 버터로 버무려져 있어 건강에 해롭고 순식간에 냄새가 극장에 퍼져 영화 관람을 방해하며, 팝콘 먹는 소리가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극장 바닥에 떨어진 팝콘은 극장의 미관도 해친다. 열량만 높고 영양가는 없는 ‘정크 푸드’가 ‘정크 엔터테인먼트’를 부추긴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팝콘이 아트하우스 시네마에서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또한 티켓 가격에 맞먹는 팝콘이 추방되면 극장이나 관객 양쪽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아트하우스 시네마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팝콘 프리가 검소하고 소박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실제 영국의 극장 체인 중 하나인 ‘렉스’는 팝콘 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초콜릿과 과일을 판매한다. 관객은 테이블이 있는 좌석에서 치즈와 초콜릿, 과일 등을 먹으며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렉스의 사장 제임스 해나웨이는 건강도 챙기고 경제적 부담도 덜면서 영화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고 말한다. “관객이 우리 극장에서 매력적인 밤을 보냈으면 좋겠다. 기품있고 위엄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팝콘으로는 그런 분위기를 낼 수 없다.”

그러나 팝콘 프리 캠페인은 비교적 조용한 영화 관람 분위기를 원하는 아트시네마 체인 위주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팝콘을 원하는 관객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팝콘 프리’에 난색을 표하는 극장도 있어 이 같은 시도가 멀티플렉스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