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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홀트] 청년 바로 직전의 소년
안현진(LA 통신원) 2008-08-21

<스킨스>의 니콜라스 홀트

누가 그를 화분에 심고 물이라도 주었던 걸까. <스킨스>의 서늘한 미소년 ‘토니’ 니콜라스 홀트에게서 두볼이 통통한 <어바웃 어 보이>의 꼬마 ‘마커스’를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 그를 보고 있으면 흐뭇하다. 영국 브리스톨을 무대로 섹스와 마리화나가 생활인 소년소녀들을 그린 <스킨스>를 통해 전세계 누나들의 로망 일순위가 된 홀트는, 성장 호르몬이 만들어내는 신체적 불균형 따위는 찾아볼 수 없이 매끈하다. 섹스어필에 있어서 전방위인 드라마 속 토니는 나쁜 남자의 전신이다. 변기에 앉아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고, 여자친구를 ‘젖꼭지’라고 부르며, 친구의 동정을 떼준다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거식증 소녀를 데리고 오는 사악함.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고 교묘하게 사람을 조종하지만, 찡긋거리는 눈썹과 입술 한쪽에 걸린 미소에 누구나 마음의 빗장을 풀고 만다. <스킨스>의 토니가 악랄한 나르시스라면, 현실의 홀트는 천진한 아도니스다. 3살 때 객석에서 연출자를 반하게 만들며 연기를 시작한 그는 휴 그랜트에게 골프를 배우고, <와와>에서 만난 배우 가브리엘 번으로부터는 이름을 새긴 손목시계를 선물로 받았다. 마이클 케인과 <웨더맨>에 출연하는 일에 흥분하자 케인 역시 똑같이 신나했다는 일화는, 여신들이 사랑한 아도니스의 모습과 홀트를 정확히 포갠다. 연기에 거는 야망이나 욕심은 아직 없다. 플레이스테이션, 자전거, 농구처럼 또래의 관심사에 열중하고 저녁 먹은 접시는 꼭 닦는다. 뜨거운 감자가 된 <스킨스>에서의 노출연기에 대해 “누구나 샤워할 때는 옷을 벗는다”고 제법 성숙한 대답을 내놓지만, 금세 아이처럼 “좀더 운동할걸” 후회하기도 한다고. 달려오는 버스와 토니의 충돌장면으로 막을 내린 시즌1에 이어 <스킨스> 시즌2는 몸도 마음도 상처입은 토니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다. 그리고 그 사이에도 홀트는 꾸준히 어린 티를 지워갔다. 193cm까지 훌쩍 자란 키와 날렵해진 얼굴. <토탈 이클립스>의 랭보가 떠오르는 좁은 어깨가, 곧 <비치>에서의 디카프리오처럼 근육질로 변할지 모른다. 소년이 언젠가는 남자가 될 것도, 종착역이 기대되기에 지금이 아름답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매 순간을 액자에 담아놓고 싶을 만큼 니콜라스 홀트의 하루하루는 말 그대로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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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X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