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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주말음모> 감독 장밍
2001-11-14

“공포는 즐거운 게 아니라 엄숙한 거다”

<주말음모> 감독 장밍 장밍 감독은 중국 감독으로선 드물게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이다. 고등학교 동창생들이 외딴 섬에 놀러가서 겪는 하룻밤의 일을 그린 <주말음모>는 미스테리 스릴러의 분위기를 지닌 기묘한 드라마다. 장밍은 “나는 공포영화를 만들려고 했지만, 중국 정부가 허가해주지 않아 유사 공포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데뷔작 <무산의 비구름>은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받았고, <주말음모>는 지난해 PPP프로젝트의 하나.

<주말음모>는 중국영화로선 보기 드문 미스테리 스릴러다.

데뷔작 때부터 공포영화를 만들려고 했지만, 당국의 검열 때문에 실패했다. 이번에 두번째 시도를 한 건데 역시 공포영화적 요소가 많은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도 한때 검열이 심했지만, 공포영화를 규제하진 않았다. 중국 정부의 태도는 이해가 안된다.

아주 간단하다. 법적이 규제가 있는 건 아니다. 공포라는 요소가 인민들한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 근거다. 공포, 섹스, 마약 같은 게 중국사회에 있지만, 그런 걸 그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공포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6살 때 문화혁명을 겪었다. 그때 난 시골 국민학생이었는데, 교장이 목매달아 자살한 걸 보았다. 그게 내 마음 속에 지울 수 없는 충격을 남겼다. 그때부터 죽음이나 공포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혹시 공포영화광인가.

아니다. 할리우드 공포영화를 많이 봤는데, 다 가짜 공포였다. 그런 공포는 오락이다. 공포는 즐거운 게 아니라 엄숙한 거다. 내가 만일 귀신영화나 괴물영화를 만든다면 당국이 허락해줄 거다. 혁신적인 공포영화니까 제재를 받는 것이다.

<주말음모>는 안토니오니의 <정사>를 연상시키는 점이 있다. 혹시 60년대 유럽영화를 좋아하나.

좋아하고 많이 본다. 내 절친한 친구가 <주말음모>를 보더니 <정사>와 너무나 닮았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는 루이스 브뉘엘을 제일 좋아한다. <주말음모>에선 중국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하려고 했다. 예컨대 음악은 중국 전통악기로 만들어낸 불협화음이다.

<주말음모>는 중국에서 개봉했나.

아니다. 데뷔작도 개봉못했다. 한국에서 살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달라(웃음)

글 허문영 ·사진 손홍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