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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입맛에 맞는 사랑을 찾습니까
이다혜 2008-09-04

<오늘의 레시피> <사랑 보존법> 다이라 아즈코 지음/ 문학동네 펴냄

때로 연애는 맛으로 기억된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 둘이 함께 먹었던 음식, 그 사람이 해주었던 음식 같은. 상대의 입맛에 맞추느냐, 상대를 자신의 입맛에 맞추느냐의 여부는 관계를 통찰하는 단초를 제시하기도 한다. 다이라 아스코의 <오늘의 레시피>는 미각으로 이야기하는 사랑 이야기 모음집이다. 버터밥이 드러내는 남녀의 나이 차, 카레우동에 집착하는 애인을 참을 수 없는 여자의 이별과 만남을 비롯해 음식에 얽힌 사연이 남녀관계에서 힘을 행사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특정 음식이 어떻다고 설교하기보다 한 인간이 애인에 앞서 어떤 음식을 내세우는 이유나 심리의 근간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모르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 해도 공감하게 된다. 왜 남자는 어렸을 때의 맛에 집착할까? 내가 싫어하는 게 이 남자일까 이 남자가 고집하는 음식일까? 이 권태는 음식문제일까 인간문제일까? 다이라 아스코의 또 다른 단편집 <사랑 보존법>에는 워낙 특이한 유형의 연애담이 등장하기 때문에 <오늘의 레시피>쪽이 더 착착 감기는 맛이 있는 게 사실이다. 다이라 아즈코는 하정우, 전도연 주연 영화의 원작 소설 <멋진 하루>로 올요미모노신인상을 받은 작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다양한 고민거리를 가벼운 필치로 풀어내는 재능의 소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