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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천재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사랑
김미영 2008-10-02

이정명의 동명 소설 원작으로 한 드라마 <바람의 화원> 호평 속에 출발, 문근영은 남장여자로 등장해

땀내음 살내음 눅진한 조선의 풍속화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조선시대 천재 화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과 사랑을 다룬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밤 9시55분)이 9월24일 첫 방송에서 10.6%(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시청률로 호평 속에 출발했다.

신윤복이 ‘여자’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화제가 된 이정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바람의 화원>은 두 천재 화가를 역사 속에서 새롭게 읽어낸다. 연출을 맡은 장태유 PD는 “18세기에 이름을 떨친 김홍도와 신윤복의 사랑과 예술, 미스터리에 관한 드라마”라며 “김홍도의 기록에 비해 신윤복의 생애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어 상상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천재들은 으레 ‘괴짜’로 나오듯이 <바람의 화원>도 김홍도를 호탕한 성격에 일을 저지르는 캐릭터로, 신윤복은 조용한 성격이면서 뒤로 사고 치는 캐릭터로 해석해 재밌는 상황들을 만들어낸다. 김홍도가 호랑이 그림을 그리다 호랑이에게 쫓겨 폭포에서 떨어지거나, 신윤복이 사대부집 여인을 몰래 그리다 쫓겨다니는 식이다.

남장여자인 신윤복 역의 문근영은 첫 ‘남장여자’ 연기를, 신윤복의 스승이자 연인인 김홍도 역의 박신양은 첫 ‘사극’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낸다. 문근영은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오히려 여성스러운 면을 많이 발견하고 있다”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또 다른 이유(아버지의 복수)로 남자로 살아야 하는 인물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도화서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김홍도와 신윤복은 정조(배수빈)의 지시 아래 백성의 삶을 그림으로 그려내며 친해진다. 같은 주제도 다르게 그리는 두 사람의 화풍을 비교하는 건 ‘그림 드라마’를 표방한 <바람의 화원>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씨름’, ‘빨래터’, ‘서당도’ 등 서민의 찐득한 땀내 나는 생활상을 그린 김홍도의 그림이 소박하고 정겹다면, 기생들의 봄나들이를 묘사한 ‘화류놀이’를 비롯해 남녀간의 애정을 주로 그린 신윤복의 그림은 자유롭고 화려하다. 그림 그리는 장면에서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배우들은 촬영 전 2∼3개월 동안 동양화를 배우기도 했다. 장사꾼 김조년 역을 맡은 류승룡은 “그림 그리는 장면이 길게는 3박4일, 짧으면 6시간 정도 걸렸다. 그림을 보여주는 데 심혈을 기울인 만큼 드라마를 따라가면 그림 보는 감식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바람의 화원>은 남장여자 신윤복을 앞세워 동성애 코드도 담는다. 김홍도가 남자인 신윤복을, 기생 정향(문채원)이 실제로는 여자인 신윤복을 사랑하면서 조마조마하고 애틋한 사랑이 피어오른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신윤복의 아버지가 관련된 사건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시점에선 추리극 형식도 띤다. 동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로 두 사람이 모두 이름을 알렸으면서 유독 신윤복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작가적 상상력이 힘을 발휘하는 부분이다.

예술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나눌 수 있다더니 <바람의 화원>은 방송 전부터 해외에서 선판매 주문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과 높은 가격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온다. 그림을 소재로 결이 고운 영상을 보여주고 있는 <바람의 화원>은 클래식을 앞세워 동시간대 방영하는 음악드라마 MBC <베토벤 바이러스>와 함께 TV를 가을색으로 흠뻑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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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