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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택의 첫 스릴러 영화 <4요일> 첫 공개
장영엽 2008-12-01

일시 11월 28일(금) 오후 2시 장소 대한극장

이 영화 인터넷 자살동호회에서 만난 열한 명의 사람들이 자살을 위해 폐교에 모인다. 그들은 자살도우미의 안내에 따라 원하는 방식대로 죽음을 준비한다. 그런데 밧줄로 목을 매기로 한 첫 번째 자살신청자의 죽음이 실패하고, 그 순간 열 번째 자살신청자가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사고가 발생한다. 두 명의 자살도우미를 비롯해 일행이 차례로 잔인하게 죽어나가자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100자평

<4요일>은 보고 있을 때도, 보고 난 뒤에도 수많은 의문점이 남는 영화다. 해석할 여지가 많아서가 아니다. 이런 영화를, 이런 줄거리를 만든 제작진의 의도와 생각이 궁금하다는 얘기다. 질문 하나. 범인은 왜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여야 했나. ’자살에 대한 아픈 상처’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아무 연관이 없는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할 만큼의 이유는 마지막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줄거리의 허술함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등장인물을 통해 "살인범이 혼자라면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살인을 저지를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해놓고 아무런 부연 설명 없이 "범인은 하나"라는 결말을 내놓는 식이다. 줄거리는 친절하지 않더라도, 살해장면이나 서스펜스로 스릴러적 재미를 볼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할 여지도 없다. 희생자들은 모두 어디선가 봤던 방식으로 죽음을 당하며, 거기엔 주목할 만한 긴장감도 놀람도 없다. 하다못해 자살신청자들의 다양한 직업을 이용할 생각은 안 해봤을까. 등장인물 중엔 전직 야구선수도, 정신분열증으로 아무에게나 흉기를 휘두르는 여자도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전지전능한 살인마에게 힘없이 죽는다. 그렇다면 그들의 사연을 처음부터 구구절절이 설명해 줄 필요는 있었을까. 영화적 장치에 대한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 영화다. -장영엽 <씨네21> 기자

자살에 관한 영화를, 그것도 자살 방지를 취지로 삼는 영화를 만드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런 영화를 만드는 건 나쁘다. 영화는 세계 최고의 자살률을 보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장광설로 시작하여, 곧장 자살 여행을 떠나는 일행을 비춘다. <파괴>나 <무도리>에서 자살도우미나 자살동호회의 존재를 보았던 입장에서 새로울 건 없다. 그저 이번 영화에선 이전 작품들에 비해 자살에 대한 진전된 접근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지만, 기대는 무참히 무너진다. 영화는 폐소공포의 분위기와 스릴러의 흐름을 쫓고 있지만, 일반적인 장르의 규칙은 물론 스스로 말한 추리의 선까지도 맘대로 무시해버린다. (가령 사건의 동선이 너무 길어서 범인은 한 사람일 수가 없다고 스스로 말해 놓고 아무런 추가설명 없이 범인은 한 사람이다.) 게다가 촌스럽기 짝이 없는 플래쉬 백으로 밝혀지는 범죄의 이유도 조악하기 이를데 없다.(범인이 갖고 있다는 '자살에 대한 안 좋은 추억'과 여러명을 갖가지 방식으로 죽이는 것 사이에 무슨 구체적인 연관관계가 있는가?) 감독은 자살자에게 나약하고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퍼붓고, 가족의 고통을 내세워 자살자들에! 악의적인 분풀이를 해대고, 자살모임이란 곳에선 의외의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협박을 해서라도 자살률을 낮추기만 하면 공익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파시즘적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런 영화를 보고 드는 생각은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 확보되고 자살자들에게 성실한 상담을 제공하는 공공서비스가 확충되지 못하는 상태에선 자살자들을 고객으로라도 대우해 주는 '도움상회'같은 것이라도 생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로도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는지가 진정한 미스터리라는 생각 등이다. -황진미 영화평론가